영화 루버(Rubber) 명대사, 명장면
영화 <루버>는 재밌게 보셨나요? 보는 이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은데 독특한 영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합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영화 <루버>에서 가져온 저만의 아주 많이 주관적인 명대사, 명장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꼭 영화를 보고 오세요. 명장면, 명대사의 순서는 임의대로 정했으며 순위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명장면 1.
영화의 도입부, 길가에 세워진 나무 의자를 하나씩 쓰러트리며 오는 장면입니다. 시작부터 강렬합니다. 수많은 의문이 생기게 만듭니다. '왜 나무의자를 세워놨을까?', '차가 들어오는데 의자를 피하는 게 아니라 치면서 오네?', '끝까지 다 넘어트리려나', '저럴 거면 의자를 왜 세워둔 거지?' 등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의자가 쉽게 부러지는 것도 이상합니다. 애초에 조립이 안된 의자를 간신히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다음 장면도 어이없긴 마찬가집니다. 멀쩡한 조수석을 두고 트렁크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이런 장면들이 오히려 영화의 메시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명대사 1.
"일상생활 자체가 '이유 없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영화들에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를 설명한 이 아저씨는 급기야 일상생활도 '이유 없음'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합니다. '왜 우리는 공기를 보질 못하는지', '왜 우리는 항상 생각을 하는지'라는 물음에 이유 없음이라고 답하죠. 생각해 봅시다. 불공평한 세상을 이해하기 알맞은 핑계가 아닌가요? '이유 없음'
#명장면 2.
타이어가 페트병, 유리, 깡통의 무생물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만난 장면입니다. 유리와 깡통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봐왔던 터라 토끼 마주치자 몸을 부르르 떠는 타이어를 보고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습니다. 설마 하던 것이 그대로 전개됐을 때 공포물이 맞구나 싶었네요. 묘한 긴장감으로 꽉 찬 명장면이었습니다.
#명대사 2.
"이 상황은 현실이 아냐."
영화 속 영상의 배우가 다른 동료 배우들에게 지금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요.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 연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어 보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특이했습니다. 이것도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어쨌든 연기는 끝인 줄 알았으나 관객 한 명이 아직 살아서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보안관은 어쩔 수 없이 연기를 계속하게 됩니다.
#명장면 3.
마지막까지 영상을 보고 있던 관객이 배우를 찾아온 장면입니다. 이 관객은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를 파악하고 음식도 먹지 않으며 영상에만 집중한 프로관람러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급기야 배우들을 찾아오기에 이르렀죠. 이제 둘로 나뉜 것처럼 보였던 공간이 하나가 되고 영화는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명대사 3.
"난 등장 인물이 아니야."
프로관람러 아저씨의 최후입니다. 제 발로 영상 속으로 찾아온 그는 관찰자에서 참여자로 탈바꿈 된 것이죠. 본인은 몰랐겠지만요. 방관자로 있길 거부한, 행동하는 참여자의 비극적인 결말입니다. 너무 앞서나갔나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행동하는 양심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고 무슨 대접을 받았는지 본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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