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2015)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한 분들,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 분들, 명절에 집에 가면 결혼 시기에 대해 질문받아 분들,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하는데 만나는 사람 하나 없는 내가 걱정되는 분들, 사랑하고 싶고 사랑할 예정인 모든 분은 주목해주세요. 여기 우리도 원해 마다하지 않는 그 사랑에 대하여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 장입니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로 주목을 받은 영화 <더 랍스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송곳니>로 명성을 얻은 그리스의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입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년 10월 29일에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영화입니다. 블랙코미디와 디스토피아 장르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배우들만 보면 할리우드 영화 같은데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그리스의 합작 영화라네요. 


 남자주연은 <토탈 리콜>과 <신비한 동물사전>으로 기억에 남은 콜린 패럴이 맡았습니다. 여자주연은 <미이라>를 재밌게 본 사람이면 모를 수가 없는 레이첼 와이즈가 맡았네요. 그 밖에도 <향수>의 벤 위쇼,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아 세두가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모두 익숙한 배우들이네요.


줄거리

 미래의 어떤 도시에서는 모두 짝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합니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45일간 짝을 찾아 도시로 돌아가기 위한 갱생(?) 프로그램에 강제로 참여해야 합니다. 만약 주어진 기간 내에 짝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동물로 변해 살아가야 하죠. 아내에게 버림받아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은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을 연기하며 상대방에게 맞춰봤지만, 오히려 큰 화를 부르고 견디지 못한 그는 숲으로 도망칩니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의 삶을 살기로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도 도시 만큼이나 특이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데이비드는 사랑이 금지당한 그곳에서 한 여자(레이첼 와이즈)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은 함께하기 위해 숲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하나의 선택만을 강요하는 사회

 <더 랍스터>는 다소 특이한 설정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영화는 서로의 동일성에 초점을 둔 관계가 완벽한 짝이라고 말합니다. 동물이 되어서라도 공통점이 있는 동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호텔 관리인은 말하죠. 서로의 동일한 부분을 찾아 커플이 되는(코피, 냉혈한, 근시) 인물들도 그러합니다.    


 커플들만 살 수 있는 도시, 솔로들만 살 수 있는 숲, 짝을 찾아야만 하는 호텔까지 영화 속 세상에서 사랑은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하나의 선택만을 해야합니다. 커플이 아닌 것은 부정한 것으로 낙인찍는 도시나 커플지옥 솔로천국을 외치는 숲의 모습이 우리의 사회구조나 환경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또한, 도시와 호텔에서는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요가 존재합니다. 숲에서는 커플을 금지하는 억압이 존재하죠. 이 강요와 억압이 사랑을 마치 만들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로의 욕망으로 만났다고 생각한 의식 저편에 다양한 외부의 요인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철저히 개개인의 욕구에 의해 관계를 맺는, 즉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실제 사회에서 그 만남 이면에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면 노동자의 생산(출산)을 부추기는 사회, 짝을 이룬다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저변의 인식, 자신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생각하는 내로남불 현상 등이 있겠네요. 

 


 무엇이 완벽한 짝인지, 사랑은 구조와 환경, 강요와 억압에 의해 제한되고 만들어지는 것인지, 나아가 사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수많은 물음을 남긴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에 대한 답은 각자의 생각에 맡긴채로 말이죠. 하지만 모호하지 않은, 영화와 현실세계가 확실히 다른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내가 원할 때 그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사랑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짝을 찾지 못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사회의 눈초리,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 부모 및 일가친척들의 걱정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짝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호텔에 감금된 뒤 동물로 변하는 것은 아니죠. 짝이 있다고 숲에서 형벌을 받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그저 내 마음이 내킬 때 결정하면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판타지, 디스토피아 장르의 영화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로맨스와 블랙코미디를 섞어놨으니 제겐 너무나 흥미로웠네요.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도 좋았습니다. 글머리에 명시한 분들 중에서도 특히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분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네요. 영화 <더 랍스터>였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이 고통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전생에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지금의 삶이 이리도 벅차나 생각하고 계시나요? 오늘의 추천 영화 <루버>(Rubber)(2010)를 보시고 그 이유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구요.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의 장토이입니다. 어떠한 고통이 내 삶 전체를 지배해 버리는 일들을 겪어본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면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한 일들이 생기는 건지 근본적인 원인을 궁금해 합니다. 바로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전해주는 영화<루버>를 추천해 드릴까 합니다. 영화의 한국 명칭은 <광란의 타이어>이나 왓챠에 검색해 보니 루버라고 나와 저는 그렇게 쓰겠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루버>는 프랑스의 음악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인 쿠엔틴 듀피욱스(예명 : 미스터 오이조)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그해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장르는 공포, 코미디, 미스터리, SF이며 상영시간은 84분입니다. 공포와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영화를 보신다면 단박에 이해되실 겁니다.

 


오래된 타이어

오래된 사막처럼 보이는 곳에는 오래된 타이어가 있습니다. 타이어는 별안간 본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타이어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처럼 휘청 거리지만 곧 제대로 구르는 법을 터득합니다. 타이어는 세상을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잘 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플라스틱 병이라는 장애물이 나타납니다. 모르는 것을 입에 대보는 아이처럼 타이어는 조심스럽게 장애물을 밟고 지나갑니다. 그 후 전갈을 만나고 똑같은 방법으로 밟고 지나갑니다. 또 길을 가다 이번에는 맥주병을 마주칩니다. 마찬가지로 밟고 지나가지만 찌그러지지 않는 모습에 타이어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의 몸을 부들부들 떨자 맥주병은 깨지고 만족스럽게 자리를 뜹니다. 


몸을 떠는 것으로 장애물을 터트리는 기술을 갖게 된 타이어. 그는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 마주치는 것들을 터트려 갑니다. 심지어 토끼와 까마귀도 죽여 버리죠. 그러던 중 타이어는 도로에서 보게 된 여자를 따라 마을로 가게 되고 사람들까지 죽이게 됩니다. 작은 마을에 일어난 연쇄 살인으로 동네는 난리가 납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들은 수사를 시작하고 범인은 고무 타이어라고 밝혀지게 됩니다.



이상한 영화

사실 이 영화는 타이어를 보여주며 시작하지 않습니다. 나무의자를 하나씩 넘어트리고 온 차의 트렁크에서 경찰관이 내립니다. 그 뒤 관객을 응시하며 연설을 시작합니다. 그 내용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에 대한 이상한 설명입니다. 지금 보실 영상이 이유 없음이란 요소의 강력한 오마주라고 말한 그는 트렁크에 다시 타고 관객들을 뒤로 한 채 떠납니다.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타이어가 주인공인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을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서 영화가 상영하고 있는 거죠. 이상한 점은 영화가 진행되며 영화 속의 영화로서 존재해야 할 타이어가 그 영화를 보는 관객이 살고 있는 세상과 뒤섞인다는 사실입니다. 쓰면서도 헷갈리네요. 어쨌든 이 괴상한 영화는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 즉 콘텍스트가 전혀 없습니다. 


길에 있는 의자는 왜 피하지 않고 부러트리며 오는지, 왜 경찰관은 조수석이 아닌 트렁크에 타고 있었는지, 타이어가 생명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괜객들은 왜 사막에서 망원경으로 타이어를 지켜보고 있는지, 관리자로 보이는 남자는 왜 관객들을 죽이는 것인지, 앞서 나왔던 경찰이 왜 갑자기 타이어 살인 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수사를 하고 있는지, 관객과 타이어의 모험(?)이 일어난 세상이 같은 것에 대한 설명들이 전혀 없는 것이죠.



아무 이유 없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시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이야기는 흘러가고 심지어 그 방향도 매우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신다면 불편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영화의 끝에는 도입부에 경찰관이 나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에 대한 요소를 설명했던 장면이 다시 나옵니다. 화면은 이번엔 경찰관을 비추지 않습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들으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안경 쓴 관리인을 보여주죠. 


이유 없음에 대해 설명 중인 경찰관을 옆에서 보고 있는 장면을 마지막에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이번엔 우리에게 다시 알려줍니다. 쿠엔틴 듀피욱스 감독은 이유 없음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고 있는 관객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유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이상한 이야기의 설명이 부족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제가 이 이상한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유 없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아주 중요한 것들까지 말이죠. 왜 나와 부장님이 먹고 싶은 음식은 항상 다를까요? 왜 내가 시험 볼 때 문제가 어려울까요? 왜 사랑하는 그녀는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왜 나는 이건희 회장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았을까요? 등의 물음의 정답은 바로 아무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여러분도 이러한 삶의 이유 없음이란 요소를 잘 이해하길 바랍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어떤 불행이 당신을 괴롭히더라도 본인의 잘못이 아닌 것임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내가 불행한 이유가 사실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아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테니까요. 현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담담히 대처하게 될 테니까요. 영화 <루버>였습니다.  



슈퍼(2010)(원제: Super)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분들께 너무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영화가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거슬리거나 요즘 여러분을 짜증이 나게 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영화 슈퍼(2010)를 보시고 스트레스 푸세요! 마지막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건 덤입니다.


그 유명한! 가오갤의 제작을 맡아 성황리에 성공시키며 가오갤2 까지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건 감독의 히어로 영화. 2010년 미국에서 개봉하였으며 러닝타임 1시간 36분의 액션, 히어로,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화려한 주연 배우들에 일단 눈이 호강 합니다. 이런 B급 감성의 영화를 찍는데도 캐스팅 규모가 어마어마하죠. 역시 할리우드 답네요.


남배우로는 할로우 맨에서 기억에 남는 케빈 베이컨, 가오갤의 욘두역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루커, 주노의 레인 윌슨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여배우로는 주노와 엑스맨 시리즈의 엘렌 페이지, 영원히 엘프로 기억될 리브 타일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범죄는 끝났다!

줄거리 


주인공인 프랭크는 아내인 세라를 사랑하며 성실히 일하는 이 시대의 보통의 남성입니다. 하지만 마약 중동자였던 아내는 마약 판매상를 따라 떠나고 그녀를 빼앗긴 프랭크는 스스로 슈퍼 히어로 크림슨 볼트로 변신합니다. 초능력을 갖고 있지는 그는 슈퍼 히어로가 되어 악에 대항합니다. 그러나 처음 해보는 히어로 역할이 어려워 만화책을 보며 연구하던 중 만화가게 점원 아가씨인 리비를 만납니다. 리비는 프랭크가 크림슨 볼트라는 것을 알게 되어 사이드킥으로 함께 하게 됩니다. 히어로와 사이드킥 환상의 두 콤비는 결국 세라를 되찾기 위해 자크를 찾아갑니다.



모두가 악당과 싸울 수 있는 영웅이 될 수가 있다


히어로 장르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도 신기한 초능력도 없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어눌한 남성과 여성을 그려냅니다. 하지만 어째서 인지 이 어리숙한 히어로와 사이드킥이 하는 행동들을 보고 있자면 조금씩 웃음이 나게 됩니다. 어느 순간 인지 그들을 응원하며 통쾌해하는 본인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신없는 화면과 연출에 지나치게 현실적인 내용들이 적절히 희석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과정들은 분명 우리에게 통쾌합을 줍니다. 그러나 결말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겠지만 모두에게 희망만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닥친 시련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리만족도 분명 주고요. 오늘도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치이느라 속상하고 억울하고 슬픈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현실 속에는 나를 대신해 싸워줄 히어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인 프랭크 처럼 본인이 스스로를 위한 영웅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본격 초능력은 필요 없는 히어로 영화 슈퍼(super)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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