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여파 때문인 지는 잘 모르겠으나 세계 증시가 공포에 질린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모든 매체에서도 연일 폭락하는 증시를 보도하고 금융위기, 실물경제 마비, 증시 패닉, 파생상품 쇼크 등의 자극적인 언어로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죠. 한편으로는 현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한 언어로 다루는 언론은 없어 보여 눈살이 찌푸려지는 요즘입니다.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를 비롯하여 유럽증시, 뉴욕증시 등 모두 너 나할 것 없이 유래 없는 단기간 폭락을 맞았습니다. 3월 17일 뉴욕증시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으로 급락했다고 합니다. 18일 현재 미국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의 '1조 달러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약세장(Bear Market)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합니다.
한국은행도 임시 금융통화 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렸습니다. 0%대 정기예금 시대를 우리도 맞이하는 걸까요. 덕분인지 코스피, 코스닥 모두 잠깐 반등했지만 이내 다시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외국인의 매도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떨어지니 개미군단이 나섰지만 어렵겠죠. 외국인 매물을 받아주며 버티는 이들을 두고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동학 개미 운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1500선까지 떨어진 코스피지수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죠.
이럴 때는 주식앱이나 주식창을 켜기도, 보기도 싫어집니다. 그렇다면 손 놓고 기도만 해야 되는가. 그건 아니겠죠.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넷플릭스나 왓챠 플레이에서 관련 주제의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도 저번 글에서 설명을 했죠. 자구책 강구, 위로와 위안. 바이러스 재난 영화가 우리에게 생존 방법을 제시해 주던 것처럼 경제나 금융 관련 영화도 똑같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IMF 외환위기 같은 금융위기나 주식시장과 경제 관련 내용을 다룬 영화를 보고 우리는 여전히 유효한 해결책과 위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모아봤습니다. 주식 앱이나 주식 창은 쳐다도 보기 싫을 때 보면 좋은 영화 컬렉션. 주식과 금융, 경제를 다룬 다양한 영화가 있지만 매우 주관적인 기준으로 한국 영화 3편과 외국 영화 3편, 총 3편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소개 순서는 작품성이나 흥행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주식 앱과 주식 창을 켜기 싫을 때 보기 좋은 한국 영화 Collection 3
1. 작전 (2009)
한국 영화계에서 최초로 주식 시장을 소재로 한 범죄 드라마 영화. 관련 소재의 영화화 중 가장 유명해서 주식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아마 백이면 백 봤다고 대답할 것이다. 고 박용하 배우의 유작이기도 하다. 코스닥에 상장된 소규모 기업(소위 잡주) 하나를 작전 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스릴 있게 그렸다. 작전세력, 대주주, 증권회사 직원, 증권 방송 애널, 슈퍼개미 등에 의해 흔들리는 한국 주식시장의 현실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세력에 항상 당하는 개미들에게 상당히 와 닿는 작품.
"주식시장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동안 내가 꼬라 박은 수업료를 다 모았으면 그랜저 세 대는 뽑았겠다.",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좆같지?" 등 주옥같은 명대사가 쏟아진다. 영화적 완성도나 설정 자체의 짜임새는 다소 부족하나 주식시장에서 오늘도 허우적거리는 평범한 개미들에게 통쾌함을 주는 한방이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작전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2. 국가부도의 날 (2018)
1997년 외환 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 IMF 사태 당시의 상황에 사실과 허구를 섞어 만든 팩션이다. 김혜수와 조우진 배우의 연기가 빛나고 내러티브가 좋으며, 그때를 잘 재현했다는 호평이 많다. 외환위기가 터지기까지의 상황을 느린 흐름으로 담아 이를 겪지 않은 세대에게도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 데 성공했다.
90년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을 다룬 만큼 영화가 감정을 충분히 절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회의 문제로 피해를 입은 가족을 조명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신파적인 요소는 적은 편.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다소 작위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눈 감고 넘어갈만한 정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 아마 헬조선이라는 영화의 프리퀄을 보는 느낌이 들 것이다.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국가부도의 날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3. 돈 (2019)
여의도 주식 브로커와 작전 설계자가 저지르는 금융 범죄를 다룬 영화다. 장현도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자체가 여의도 브로커 출신 작가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이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그려진다. 일확천금의 유혹과 돈 앞에서 타락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흥미롭게 연출했다. 주연배우인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의 연기가 좋아 극에 무리 없이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오락물로 가볍게 보기에 딱이다.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돈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주식 앱과 주식 창을 켜기 싫을 때 보기 좋은 외국 영화 Collection 3
1.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2011)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신호탄으로 발생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그 위기 직전에 어느 투자 은행의 24시간을 모델로 한 영화. 골드만 삭스는 이 위기에서 가장 먼저 위험자산을 시장에 팔아 안전하게 살아남은 투자은행으로 꼽히는데 영화의 어느 투자은행은 아마 골드만 삭스일 것으로 모두 추청 한다. 현실감이 굉장히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받는데 그 이유는 월스트리트에 근무하는 금융인들을 영화적 재미를 위해 과하게 악인으로 묘사하지 않았기 때문. 금융 위기 직전의 절망적인 상황을 감정을 절제한 채 잘 표현했다.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마진콜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2. 빅 쇼트 (The Big Short, 2015)
마이클 루이스의 '빅 숏'을 원작으로 한 영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미국 부동산 버블로 시작된 2008 세계 금융 위기를 예측한 4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편집과 연출이 뛰어나 말 그대로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관객에게 말을 거는 내레이션이 보는 이를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한다. 경제와 관련된 전문 용어들도 지루하지 않고 쉽게 전달해 주식이나 경제 관련 용어를 모르더라도 보는 데 지장이 없다. 파생상품으로 이뤄진 미국 금융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기 때문에 코로나 19로 촉발된 또 다른 경제 위기를 맞을지도 모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영화. 현재 넷플릭스에서 빅 쇼트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3.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3)
우리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대규모 주식 사기로 징역을 살았던 조던 벨포트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친듯한 연기와 수많은 명장면으로도 유명하다. 돈을 쫓던 월스트리드의 풋내기 주식 브로커가 주가 조작으로 백만장자가 되지만, 마약과 섹스, 그리고 돈에 중독돼 감옥에 가기까지 그 과정과 일어나는 일들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관객들에게 생각해야 할 것들과 불편함을 가득 안긴 채 끝나 작품성까지 갖춘 스코세이지의 대표적인 흥행작이 되었다. 주식을 하든 안 하든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시청해야 할 명작.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이렇게 빨리 세계 증시가 안정되기를 기원하며 총 6편의 영화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렸습니다. 매일 보던 주식앱이나 주식창은 잠시 닫고 영화 한 편 보면서 마음의 여유와 심신의 안정을 찾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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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7 - [드라마 정보/감독] - TV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 PD 김원석의 필모그래피 TO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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