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의 PD 김원석. 영화에는 봉테일이 있다면 드라마에는 석테일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디테일이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김원석 피디. 그가 가장 최근 연출한 작품인 <아스달 연대기>가 여러 논란과 혹평 아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질 낮은 CG와 HBO가 자랑하는 최고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표절 문제를 비롯하여 각종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디테일의 대가라 불리는 그가 연출 능력 부족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부실한 액션신과 지루한 추격신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평이 많습니다. 언어학자를 섭외해 만들었다는 언어는 조악하고 화려해야 될 분장 역시 조잡하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라고 불리는 여러 작품 또한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도 그의 작품인데 '아스달 연대기'가 받는 혹평에 내심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TV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의 PD 김원석이 연출한 드라마 중 딱 3개를 정리해 봤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금자탑, K-드라마의 독보적인 성취라 불릴만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입니다.
그래도 살만한 인생 <미생>
2014년 10월부터 방영한 tvN 금토드라마 <미생>.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미생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작품입니다. 직장인이 갖고 있는 삶의 애환과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 평가받습니다.
현실성 높은 연출과 감각적인 씬, 그리고 수많은 명대사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지금의 김원석 피디를 있게 만든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원작을 적절한 각색으로 완성도 높게 드라마화했고, 주제에 집중한 전개와 현실적인 스토리, 평범한 직장인을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내 미생 신드롬을 만들었죠. 만화 원작 드라마로는 가장 성공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 있다 <시그널>
2016년 1월부터 방영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배우의 명연기에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 2016년 백상예술대상 3관왕에 빛나는 작품이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형사들의 공조 수사를 소재로 했다. 수사물이라는 특성으로 시청층이 다소 한정되어 성공을 반신반의한 관계자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시그널>은 정밀한 스토리 전개와 디테일한 연출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드라마 내용 상 현재와 과거가 뒤 섞여 진행됩니다. 위 장면은 그 시간대를 구별하여 표현하기 위한 김원석 피디의 세심한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분할 화면을 사용해 공간과 시간의 대비를 주고 거기에 미세하게 화면의 톤을 조정해 그 효과를 극대화 한 섬세한 연출이죠.
흔한 남자의 특별한 이름 <나의 아저씨>
2018년 3월부터 방영한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2018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극본상을 받았습니다. 이선균과 아이유가 보여준 최고의 연기와 주연 배우들의 탄탄하고도 안정적인 연기력이 작품을 돋보이게 만들어 줬습니다. 거기에 과하지 않은 스토리와 매 화마다 울림을 주는 장면들이 사람들에게 호평을 이끌어 냈죠.
<나의 아저씨>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인물들의 독백과 잘 설계한 캐릭터, 배우들의 명연기가 합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죠. 또한 배경과 음향, 그리고 인물의 구도를 활용해 대사와 표정이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감정과 심리를 표현했습니다.
작가가 중요한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김원석 피디는 분명 자신의 입지를 잘 다진, 인지도 높은 연출가 중 한 사람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아스달 연대기>가 시즌 2부터는 감독이 바뀐다고 합니다. 김원석 피디가 TV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를 비롯하여 최근 작인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까지 그가 쌓은 훌륭한 필모그래피에 어울리는 좋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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