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1990)

애석하게도 저의 학창 시절에는 존경할만한 선생님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존경할만한 이란 그를 롤모델로 삼아 그 삶을 모방할 정도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은사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저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이 이 소리를 듣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해질 리도 만무하고 더군다나 사실이 그렇습니다. 물론 기억에 남고 좋은 분들도 계셨지만요. 언젠가 친구들과 자신이 '은사'라고 부르고 싶은 분이 있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 대부분 없다는 대답을 들었죠. 그 무렵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키팅 선생님을 보고는 항상 바라 왔던 '선생님'이란 존재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울림은 정말로 커서 지금도 영화를 다시 볼 때면 가슴이 울렁거리곤 합니다. 각설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추천해 드립니다. 아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오! 캡틴, 마이 캡틴!"과 "카르페 디엠"이라는 명대사는 알고 있으실 겁니다. 좋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명작 중에 명작이죠. 제62회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과 제43회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랑스의 국내 영화제인 세자르 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1989년 6월 2일 개봉한 뒤 1990년 5월 19일 국내에도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상영시간은 128분,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영화에 관한 잡다한 배경을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대부분 소설이 원작이라고 알고 있지만 작가 톰 슐만이 스튜디오에 시나리오 초안을 보낸 것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작품 속 웰튼 고등학교는 내슈빌 사립학교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학교입니다. 장소는 세인트 앤드류스 사립학교이며 피터 위어 감독은 이곳을 보자마자 원하는 곳을 찾았다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로버트 윌리엄스는 '키팅' 역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도 학창 시절, '존 키팅'과 같은 선생님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키팅'은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했습니다. <쥬만지>, <플러버>, <굿 윌 헌팅>, <패치 아담스>, <천국보다 아름다운> 외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영화의 주연을 맡았죠. 2014년 작고한 그가 그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야 했던 '닐 페리'를 연기한 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훗날 미드 '하우스 M.D.'시리즈에서 의사를 연기합니다. 소심한 성격에서 가장 용기 있는 학생으로 성장한 '토드 앤더슨'은 에단 호크가 연기했습니다.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의 그 에단 호크 맞습니다. 사랑꾼 '녹스'를 연기한 조쉬 찰스는 미드 '굿 와이프'에서 '윌 가드너'로 출연했습니다.

 

 

줄거리

 

미국의 명문학교 웰튼 아카데미는 전통, 명예, 규율, 탁월함을 표어로 갖고 있는 보수적인 곳이다. 이 곳에서 교육은 오로지 학생들의 명문대학 입학을 목표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딱딱한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 그런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한다.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은 자신이 졸업한 모교에서 신선한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친다. 문학의 이론과 비평 방법론을 외우던 수업에서 벗어나 작품을 함께 읽고 느끼게 만든다. 시와 삶을 알려주는 그에게 학생들은 매료된다. 닐 페리(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키팅 선생님의 졸업 앨범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해 알게 된다. 키팅 선생님은 그 모임을 낭만주의자들이 동굴에 모여 시를 읽던 비밀 서클이라 말한다. 닐과 토드 앤더슨(에단 호크)을 필두로 아이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재조직하고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찰스 댈튼(게일 핸슨)의 돌발행동으로 친구들의 비밀 모임은 발각될 위기를 맞고, 키팅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 방식은 교장 선생님의 눈밖에 나게 된다. 

 

빛나는 청춘, 위대한 스승

 

왁자지껄 떠들고 노는, 쾌활한 학생들의 빛나는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과 그에 따른 다양한 문제의식을 생각해보는 비평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만큼은 잠시 접어두고 싶습니다. 삶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그 가르침대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걸으려 노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 이 내용이 '허세'든 '판타지'든 그것과는 상관없습니다. 제게는 감동이었고 그 느낌을 여러분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당신의 은사가 될지도 모를 키팅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였습니다. 

 

 

 

2019/06/21 - [영화평&리뷰] - 대한민국이 여태껏 망하지 않은 이유, <김군> 영화평(스포있음)

제 8요일(1996)

 

 오늘도 바쁜 하루 보내셨나요? 다들 목표하는 그곳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겠죠. 그렇지만 여러분이 잠시만 시간을 내주었으면 합니다. 꼭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가 있거든요. 얼마나 중요하길래 급한 나를 멈춰 세우냐, 잃은 시간의 값어치를 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자코 반도르말의 <제 8요일>이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영화의 감독으로 익숙하겠네요. 1996년 5월에 프랑스에서 개봉하였으며 동년 10월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남자 주연은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일컬어지는 다니엘 오테유입니다. 영화 <히든>으로 많은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며 영화 <차가운 장미>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자 주연은 파스칼 뒤켄입니다. 그는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이며 본 영화에서도 다운증후군 환자 조르주 역을 맡았습니다. 다니엘 오테유와 파스칼 뒤켄은 <제 8요일>로 1996년 제49회 칸 영화제에서 공동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아리(다니엘 오테유)는 미래은행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부인과 별거 중이라 딸들과도 못 만나는 그는 가족이 그리운 상황이죠. 조르주(파스칼 뒤켄)는 다운증후군 환자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못 잊고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요양원의 다른 환자들은 주말엔 가족이 찾아와 떠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조르주는 자신이 직접 가족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아리는 딸들과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바쁜 일로 약속을 잊어버리고 밤이 되어서야 약속 장소에 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이미 돌아간 후였습니다. 딸의 생일에도 회사에 일이 생겨 못 가게 되자 생일선물을 미리 주려 아이들이 있는 처갓집에 가지만 끝내 들어가지는 못하고 되돌아옵니다. 집으로 가는 비 오는 밤길, 아리는 어째서인지 핸들에서 두 손을 잠시 놓습니다. 그 순간 지나가던 개가 차에 치이고 그 개와 함께 있던 조르주를 만납니다. 아리는 죄송한 마음에 조르주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하며 둘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

 영화는 가족을 잃은 두 인물을 함께 그려냅니다. 아리는 성공한 사회인이지만 가족에게는 소홀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부인과 아이들은 친정으로 떠났고 그들은 아리를 거부합니다. 조르주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환상 속에서 만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찾아가지만 누나도 자신의 인생이 있으니 그를 책임질 수 없다고 하죠. 이러한 공통점이 둘의 유대를 더 끈끈히 했으려나요.

 

 아리와 조르주의 성격은 대조적입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르주는 지능도 낮지만 감정의 표현과 그 순수함이 어린아이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발을 적시는 파도를 느끼고 잘린 풀의 슬픔을 위로하며 트럭 기사에게 장난치는 모습들은 그가 얼마나 천진난만한 성격을 지녔는지 보여줍니다. 처음 본 신발 가게와 식당 종업원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실연(?)에 아파하는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숨기지도 참지도 않죠.

 

 반면 아리는 본인의 감정을 직면하는 것에 서툰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에 찌든 그는 순수함과도 거리가 먼 인물이죠. 매일 아침 7:30에 일어나며 같은 정장을 입고 출근길의 막힌 도로에서는 신경질 적으로 경적을 울려댑니다. 회사에서는 세일즈 강사로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는 법,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일하라는 등의 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부인과 딸에게는 그렇지 못한, 표현하지 못하는 남편이자 아버지였습니다. 

 

삶의 우선순위

 <제 8요일>은 아리와 조르주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을 우리에게끔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 우선순위라는 것은 각자 다를 겁니다.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할 테죠. 하지만 그 행복을 좇느라 주변을 둘러보는 것에 무심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에 집중하느라 진짜 귀중한 것과 내 옆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아끼는 소중한 사람에게 나에게 있어 당신은 그런 존재라는 것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신없이 가던 걸음은 잠시 멈추고 내 삶에 뭣이 중헌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 <제 8요일>입니다. 

 

완행열차(1992)(원제: Omnibus)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살면서 인생은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해본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 완행열차(Omnibus)를 소개 시켜 드리겠습니다.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인 샘 카르만의 단편영화로 1992년 개봉하였으며 러닝타임은 8분으로 짧습니다. 장르는 코미디 입니다. 다니엘 리알이라는 남자 배우가 주연을 맡았는데 제 초라한 검색 실력으로 미루어 보아 다른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단편영화상을 수상 한 만큼 내용의 서사도 좋고 작품성 또한 훌륭하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영화를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출근길에 올라탄 열차, 하지만...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인 장 루이 마르티슈는 여느 날과 같이 출근지로 가는 기차에 올라탑니다. 그는 이 기차를 타고 회사가 있는 카또에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역무원을 통해 오늘부터 기차 일정이 바뀌어 열차는 직행하여 카또를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각을 면하기 위한 장 루이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이놈의 인생은 나한테 왜 이러나

영화의 주인공인 장 루이는 그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기차에 타고 있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을 보면 그의 노력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죠. 


우리의 삶에는 장 루이가 겪었던 이러한 함정이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은 납득할만한 아무 이유 없이 부조리한 모습을 우리 앞에 내어 놓곤 하죠. 열심히 시험공부를 했는데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죠. 긴 취진 생의 생활을 끝내고 취업에 성공했지만 결국 그 직장과 맞지 않아 퇴사하는 일도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는 이유는 바로 그 부조리한 인생의 모습의 양면성을 믿기 때문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망쳤다고 생각한 그 시험에 의외의 점수가 나다던가 직장을 그만두고 난 후에야 자신이 원하던 일을 발견하는 것들도 우리 주변엔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하는 아이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이며 누군가의 자식들일 반쯤 감긴 눈으로 힘겹게 아침을 맞이하는 모든 회사 인간, 직장 노예, 취준생, 퇴준생들에게 위로와 함께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를 본다면 여러분은 지금의 불합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대한 대응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13년 영화를 처음 접한 후 지금까지도 한 해에 한두 번은 꼭 다시 보는 영화입니다. 다음에는 이유 없는 인생의 모습에 관한 다른 영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단편 코미디 영화 완행열차(Omnibu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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