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으로 전 세계가 전염의 위험에 대응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독감, 천연두, 에볼라와 메르스까지 바이러스는 역사 이래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어왔습니다.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도 바로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한 것이죠. 인류라는 종의 절멸, 그 오래된 두려움을 예술로 나타낸 장르가 바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영화는 그런 것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좋은 예술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핵전쟁, 좀비, 외계인, 돌연변이, 자연재해, 천체 충돌, 전염병 등 문명이 완전 붕괴하거나 사회가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영화가 참 많습니다.
최근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에서 바이러스를 다룬 재난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로 움츠러든 우리가 이러한 재난 영화를 보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무너진 사회를 보며 '우리는 아직 괜찮아'라는 식의 위안을 얻고, 등장인물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며 자구책을 상상합니다. 모든 것이 해결되는 해피엔딩을 보며 위로를 받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의 답을 영화는 제시해 줍니다. 그래서 한 번 모아봤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완치를 기원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완치 기원 바이러스 재난 영화 컬렉션. 다양한 영화가 있지만 매우 주관적인 기준으로 한국 영화 2편과 외국 영화 6편, 총 8편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소개 순서는 작품성이나 흥행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바이러스 다룬 한국 재난 영화 Collection 2
1. 부산행 (2016)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로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감독의 작품.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좀비로 변하게 한다는 설정이며 등장인물들이 열차의 목적지인 부산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대처가 미흡한 정부의 모습을 잘 표현했으며 대체로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로서는 호평이 많다. 하지만 특유의 신파적 요소와 부족한 개연성 등으로 혹평을 면치는 못했다. 반면 외국에서는 평이 좋은 편.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재난을 겪는 인물들을 나름 흥미롭게 연출했다. 재난 영화를 즐기지 않아도 킬링타임 이상의 값어치는 한다.
2. 감기 (2013)
감염 36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치사율 100%의 H5N1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확산을 소재로 한 영화.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결정을 내린다. 고증, 개연성, 캐릭터에 대한 혹평과 함께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 허용 범위를 넘어선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비판이 많다. 하지만 작중 이마트에서 사재기 하는 혼란한 상황이나 분당 사람들이 공포에 내몰린 모습들은 잘 묘사했다. '극도의 치사율을 가진 바이러스가 확산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하는 상상으로 가볍게 시청해보길 추천.
바이러스 다룬 외국 재난 영화 Collection 6
1. 아웃브레이크 (Outbreak, 1995)
현실적인 내용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의 확산을 다룬 최초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사람의 내장을 녹여버리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가 한국 화물선 태극호에 실려 미국으로 건너가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영화 <감기>는 국가가 국민을 희생시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비현실적으로 그렸다면 <아웃브레이크>는 극적이긴 하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러스를 다룬 재난 영화를 논하며 빠질 수 없는 작품.
2. 컨테이젼 (Contagion, 2011)
최연소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으로 유명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 박쥐에서 유래한 변종 바이러스로 팬더믹 상황을 맞은 세계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재난 상황에 나타날 법한 다양한 인간군상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명한 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제작되어 과학적인 고증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덕분에 바이러스를 다룬 영화에서는 최고라는 평을 많이 들으니 꼭 한번 시청하길 권한다.
3. 블레임 인류멸망2011 (2009)
일본에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혼란에 빠진 일본과 세계를 그린 영화. 일본판 <감기>라고 보면 된다. 일본 재난 영화 특유의 휴머니즘 강조 때문에 영화의 호흡이 길어지며 다소 지루한 느낌. 전체적으로 혹평이 많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일본 사회를 무너트리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감기>와 비교하며 즐기는 것도 재미가 될 것 같다.
4.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2008)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의 영화판. 사람을 장님으로 만드는 바이러스가 확산된 세계에서 문명이 붕괴하고 이성이 사라진 사회를 그렸다. 눈이 먼 사람들 가운데 유일하게 시력을 갖고 있는 안과 의사의 아내를 통해 보여지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그아말로 무법천지. 원작을 잘 요약했지만 평단의 평은 그닥 좋지는 않다. 국가라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실감 나게 잘 묘사했으니 시청을 추천한다. 아마 공포와 위안을 동시에 받을 것.
5.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분노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사람들이 극도의 분노 상태에 빠져 아무나 보이는 대로 공격한다는 설정의 영화. 2000년대 이후의 최고의 공포 영화 중 하나로 손 꼽히며 <새벽의 저주>와 함께 좀비 영화의 모델이 되는 작품. 28일만에 완전히 무너져 버린 영국의 사회 시스템, 텅빈 런던의 거리를 보는 재미(?)가 있다.
6.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2007)
바이러스 유전자 조작하여 암을 치료하려던 것이 변이를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킨다.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인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새로운 변종으로 탄생하고, 뉴욕에 혼자남은 주인공은 백신 개발에 몰두한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 되어버린 뉴욕의 실감 나는 표현과, 인간성이나 사회성이 남아있는 변종 인류의 독특한 묘사 덕분에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결말이 두 가지 버전으로 존재하는 점도 재밌다.
이렇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완치를 기원하며 총 8편의 영화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지역사회감염은 발생하지 않았고, 우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바이러스 잠복 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모두 개인위생은 철저히 지키면서 일상생활은 차분히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마트도 가고 영화관도 가면서 말이죠. 개개인이 조심하는 것은 좋지만 언론의 공포 분위기 조장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겠죠. 소개해 드린 재난 영화들을 보면서 재미와 위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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