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2019)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아시나요?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복동 할머니는 만 14세에 일본군에 끌려가 22세에 귀향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입니다. 1933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그 피해 사실을 증언하신 후 평생을 나라 안팎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해온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이십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선언에도 앞장섰고 '화해 치유 재단' 해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대협과 함께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 설립하기도 하여 2019년에 바른의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2019년 1월 28일 별세했습니다. 할머니의 살아생전 소원인 '아베한테 진심 어린 사죄를 받는 일'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2019년, 김복동 할머니의 일생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과거 천황 때 잘못한 것을 현 정부가 나서서 사죄하는 것이 마땅치 않냐'시며 당당히 말씀하시던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우리 고통을 알아주는 이들이 많으니 행복하다'하시던 일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함께 보시지 않겠습니까?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오늘은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을 추천해 드립니다. 1992년부터 2019년 1월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 세계를 향해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이 시대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신 모습을 그대로 담아 기록했습니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의 3번째 작품으로 <자백>, <공범자들>의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19년 8월 8일에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01분이며 총 관객 수는 약 9만명으로 독립 영화로는 꽤 흥행을 거뒀습니다. 배우 한지민 님이내레이션으로, 영화 주제곡 ‘꽃’은 가수 윤미래 님이 불렀습니다. 

 

 

영화 <김복동>은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의 현장들을 가감 없이 그려냅니다.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한 후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한 김복동 할머니. 할머니는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자신의 생을 바친다는 마음으로 서울로 향합니다. 1993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 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하는 등 실상을 알리기 위한 지난한 싸움은 계속됐습니다. 2011년 12월 14일 천 번째 수요시위,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뒤 할머니는 전 세계에 동상을 세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2013년 해외 첫 평화의 소녀상 설치 시 제막식에 참석한 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을 소녀상을 보며 마음 아파합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뒤 할머니들은 믿었던 조국에 배신당하는 기분에 참담하였으나 이내 힘을 내 다시 결의를 다집니다. 2016년 3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19년 1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가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한일 위안부 합의 각하 결정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그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일본 정부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분노가 앞섰습니다. 일본의 역사 날조와 혐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에 화만 냈습니다. 그러느라 정작 피해자 할머니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서는 헤아리지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워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27년, 1401번의 수요일이 지나갈 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내 모습에 속이 메스꺼웠습니다. 이제야 제 잘못과 부족함을 뒤돌아봅니다. 늦었지만, 정의기억연대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용서할 권리가 있는 사람,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용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무뎌지지 않은 울분에도 쨍하고 해 뜰 날이 있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 기억의 고리가 되어 끝까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 다짐해 봅니다. 영화 <김복동>의 상영 수익은 전액 피해자 관련 활동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위안부 반지, 위안부 뱃지, 위안부 팔찌 등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정의기억연대에서 후원과 지지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힘닿는 데까지 기억해야 할 영화 <김복동>이었습니다.

 

 

2019/07/12 - [영화 소개&추천] - [영화추천]영화<죽은 시인의 사회>(1990), 방황하는 젊은 청춘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1990)

애석하게도 저의 학창 시절에는 존경할만한 선생님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존경할만한 이란 그를 롤모델로 삼아 그 삶을 모방할 정도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은사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저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이 이 소리를 듣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해질 리도 만무하고 더군다나 사실이 그렇습니다. 물론 기억에 남고 좋은 분들도 계셨지만요. 언젠가 친구들과 자신이 '은사'라고 부르고 싶은 분이 있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 대부분 없다는 대답을 들었죠. 그 무렵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키팅 선생님을 보고는 항상 바라 왔던 '선생님'이란 존재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울림은 정말로 커서 지금도 영화를 다시 볼 때면 가슴이 울렁거리곤 합니다. 각설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추천해 드립니다. 아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오! 캡틴, 마이 캡틴!"과 "카르페 디엠"이라는 명대사는 알고 있으실 겁니다. 좋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명작 중에 명작이죠. 제62회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과 제43회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랑스의 국내 영화제인 세자르 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1989년 6월 2일 개봉한 뒤 1990년 5월 19일 국내에도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상영시간은 128분,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영화에 관한 잡다한 배경을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대부분 소설이 원작이라고 알고 있지만 작가 톰 슐만이 스튜디오에 시나리오 초안을 보낸 것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작품 속 웰튼 고등학교는 내슈빌 사립학교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학교입니다. 장소는 세인트 앤드류스 사립학교이며 피터 위어 감독은 이곳을 보자마자 원하는 곳을 찾았다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로버트 윌리엄스는 '키팅' 역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도 학창 시절, '존 키팅'과 같은 선생님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키팅'은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했습니다. <쥬만지>, <플러버>, <굿 윌 헌팅>, <패치 아담스>, <천국보다 아름다운> 외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영화의 주연을 맡았죠. 2014년 작고한 그가 그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야 했던 '닐 페리'를 연기한 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훗날 미드 '하우스 M.D.'시리즈에서 의사를 연기합니다. 소심한 성격에서 가장 용기 있는 학생으로 성장한 '토드 앤더슨'은 에단 호크가 연기했습니다.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의 그 에단 호크 맞습니다. 사랑꾼 '녹스'를 연기한 조쉬 찰스는 미드 '굿 와이프'에서 '윌 가드너'로 출연했습니다.

 

 

줄거리

 

미국의 명문학교 웰튼 아카데미는 전통, 명예, 규율, 탁월함을 표어로 갖고 있는 보수적인 곳이다. 이 곳에서 교육은 오로지 학생들의 명문대학 입학을 목표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딱딱한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 그런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한다.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은 자신이 졸업한 모교에서 신선한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친다. 문학의 이론과 비평 방법론을 외우던 수업에서 벗어나 작품을 함께 읽고 느끼게 만든다. 시와 삶을 알려주는 그에게 학생들은 매료된다. 닐 페리(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키팅 선생님의 졸업 앨범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해 알게 된다. 키팅 선생님은 그 모임을 낭만주의자들이 동굴에 모여 시를 읽던 비밀 서클이라 말한다. 닐과 토드 앤더슨(에단 호크)을 필두로 아이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재조직하고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찰스 댈튼(게일 핸슨)의 돌발행동으로 친구들의 비밀 모임은 발각될 위기를 맞고, 키팅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 방식은 교장 선생님의 눈밖에 나게 된다. 

 

빛나는 청춘, 위대한 스승

 

왁자지껄 떠들고 노는, 쾌활한 학생들의 빛나는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과 그에 따른 다양한 문제의식을 생각해보는 비평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만큼은 잠시 접어두고 싶습니다. 삶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그 가르침대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걸으려 노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 이 내용이 '허세'든 '판타지'든 그것과는 상관없습니다. 제게는 감동이었고 그 느낌을 여러분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당신의 은사가 될지도 모를 키팅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였습니다. 

 

 

 

2019/06/21 - [영화평&리뷰] - 대한민국이 여태껏 망하지 않은 이유, <김군> 영화평(스포있음)

어네스트와 셀레스틴(2012)


 

 영화 포스터에 있는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글귀만 보고 오해를 하실까 봐 미리 적습니다. 본 영화는 전체관람가의 어린이를 위한 영화가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화가 그렇듯 이 <어네스트와 셀레스틴>도 현실을 너무나 풍자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우화보다 재밌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학부모와 어른들이 더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해당 영화를 추천하니 꼭 관심 있게 글 읽어 주세요.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전 세계가 주목했다는 2014년 최고의 명품 영화라고 홍보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벨기에의 삽화가인 가브리엘 뱅상의 어린이 동화 [셀레스틴느 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세 명의 감독(뱅상 파타, 스테판 오비에, 뱅자맹 레네)의 작품으로 2012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개봉하였습니다. 상영시간은 79분이고 코미디, 드라마 장르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겨울왕국>, <바람이 분다>와 함께 노미네이트 되었고 제26회 씨네키드 영화제 어린이 영화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줄거리

 지상에는 곰, 지하에는 생쥐가 사는 세계. 교류는 없고 적대감만 가득한 세상. 화가가 되고 싶은 꼬마 셀레스틴(생쥐)는 곰과 생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생쥐가 사는 세계에서 앞니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치과의사는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다. 치과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은 밤이 되면 곰의 이빨을 구하러 돌아다닌다. 셀레스틴 또한 곰의 이빨을 구하기 위해 과자가게를 하는 곰 집에 들어갔다가 들키게 된다. 도망치는 와중에 쓰레기통으로 떨어지지만 뚜껑이 막혀 갇히고 만다.

 한편, 가난한 거리의 음악가 어네스트(곰)은 돈을 벌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오늘도 연주를 하지만 매번 허탕이다. 거리에서 연주를 하다 경찰들에게 악기를 뺏기자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한 쓰레기통에서 잠들어 있는 셀레스틴을 만나게 된 어네스트는 배가 고파 셀레스틴을 잡아먹으려 한다. 하지만 셀레스틴은 화려한 언변으로 위기를 넘기고 과자가게의 지하 창고로 어네스트를 이끌어 그의 허기를 채워준다. 

 

 어네스트는 지하창고에서 과자를 먹고 잠이 들었다가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게 연행당한다. 그때 셀레스틴이 나타나 부탁을 들어주면 탈출하게 도와준다고 말해 거래를 승낙한다. 어네스트는 곰의 이빨 50개를 함께 모아 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것을 다 모아 생쥐들이 사는 세계로 함께 내려간다. 하지만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 그대로 잠이 든 어네스트를 생쥐들이 발견한다. 생쥐 경찰들은 어네스트를 쫒고 셀레스틴은 그와 함께 지상으로 탈출한다.

 지상에 올라가자 어네스트를 찾던 곰 경찰들이 그를 발견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셀레스틴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도망치게 된다. 서로의 부탁을 들어주다 각자의 세계에서 도망자가 돼버린 둘의 특별한 동거가 시작된다. 

 

차별과 편견, 계급과 틀에 대해서

 사실 곰과 꼬마 생쥐의 우정 이야기라고 소개하기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 산다는 이유로 그들은 서로를 적대합니다. 생쥐에게 곰은 꼬마 생쥐를 산채로 잡아먹는 괴물로 표현됩니다. 곰에게 생쥐는 지하에 사는 더러운 생물로 표현되죠. 그들의 직업관은 또 어떻습니까. 판사와 치과의사를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음악가와 화가를 천시합니다. 성공과 명예를 중시하고 개인의 꿈을 외면하는 세상이죠. 

 

 우리들이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정해진 삶의 틀. 아직도 건재한 인종차별과 돈으로 정해지는 현대 계급. 암암리에 존재하는 차이에 의한 차별과 편견. 이러한 주제들이 영화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어네스트는 판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생쥐와 곰이 친구인 게 무엇이 문제냐고. 그리고 그 물음은 관객인 우리에게 그대로 다시 던져집니다.

 

 우리의 세상은 남들과 다른 것을 괴짜라 칭합니다. 이 동화 속에도 두 명의 괴짜가 있죠. 이런 세상과 현실에 지쳐간다면 이들이 내는 따듯한 울림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무거운 주제들은 모두 벗겨내도 좋습니다. 사랑스러운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느끼실 테니까요. 영화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였습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지겹게 느껴지시나요?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이 따분하게 생각되나요? 뭔가 대단한 삶을 살고 있어 보이는 남들에 비하면 내가 초라해 보이나요? 혹시 당신이 지금이 그렇다면 꼭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13년에 개봉한 후 엄청난 인기로 2017년에 재개봉을 했습니다. 아마 보진 않았어도 영화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이 되네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습니다. 여자 주연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애니 역을 맡았던 크리스틴 위그입니다. 이 영화도 굉장히 재밌게 봤었죠. 미국식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이면 강추드립니다.

 

 상영 시간은 114분이며 판타지/어드벤처/코미디/드라마 장르의 영화입니다. 여담으로 알려드리자면 원제는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입니다. 1939년에 쓰인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1947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다고 하네요.

 

줄거리

 월터 미티(벤 스틸러)는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간 네거티브 필름 관리자로 근무 중이다.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멍 때리며 상상하는 습관이 있다. 스스로 만든 그 환상 속 세상에서 일탈을 즐긴다. 월터는 자신과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셰릴 멜호프(크리스틴 위그)에 호감이 있지만 직접 말을 걸진 못 하고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윙크를 보낸다. 그마저도 오류로 인해 전달하지 못하고 그의 상상 속에서 그녀에게 작업을 건다. 그러던 와중 '라이프' 잡지사는 다른 회사로 팔려 인터넷 잡지사로 축소되고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마지막 잡지 출판을 앞둔 상황에서 사진을 투고하고 있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필름을 전달받는다. 삶의 정수를 담은 25번째 사진을 꼭 표지로 써달라는 편지와 함께. 그러나 받은 필름에는 25번 사진이 빠져 있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월터는 숀을 만나기로 한다. 셰릴의 도움을 받아 숀이 있는 장소가 그린란드라는 것을 알아낸 그는 자신의 인생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특별한 일을 시작한다. 

 

평범하고 지루한, 아름답고 소중한.

 보드를 즐기며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던 어린 시절의 월터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16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살아온 이 시대의 보통 시민입니다. 저희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죠. 그는 '라이프' 잡지사에 다니는 것이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유명한 보드 선수나 다른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겠죠. 그럼에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런 월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와 같은 삶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 우리에게 격려와 경의를 표현합니다.    

 

 

 이 영화는 '특별한 모험에 도전하자', '일상을 떠나는 유쾌한 상상을 해보자' 등의 모험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아닙니다. 월터가 찾아온 삶의 정수가 담긴 25번째 사진을 보신다면 느끼게 되실 겁니다. 진짜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 아름답고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치셨나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원래의 꿈과는 거리가 먼 일인가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무게에 순응하고 살고 있다 생각되나요? 그런 자신이 작고 초라해 보이나요? 

 

여기, 아직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여러분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각자 삶의 정수가 어디 있는지 본인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였습니다.

 

삶이란 야심 찬 목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목표에 반대하는 것이며, 평범함을 추구하고 별스럽지 않은 것을 양성하는 것이다. -토머스 무어

 

 

 

제 8요일(1996)

 

 오늘도 바쁜 하루 보내셨나요? 다들 목표하는 그곳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겠죠. 그렇지만 여러분이 잠시만 시간을 내주었으면 합니다. 꼭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가 있거든요. 얼마나 중요하길래 급한 나를 멈춰 세우냐, 잃은 시간의 값어치를 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자코 반도르말의 <제 8요일>이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영화의 감독으로 익숙하겠네요. 1996년 5월에 프랑스에서 개봉하였으며 동년 10월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남자 주연은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일컬어지는 다니엘 오테유입니다. 영화 <히든>으로 많은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며 영화 <차가운 장미>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자 주연은 파스칼 뒤켄입니다. 그는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이며 본 영화에서도 다운증후군 환자 조르주 역을 맡았습니다. 다니엘 오테유와 파스칼 뒤켄은 <제 8요일>로 1996년 제49회 칸 영화제에서 공동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아리(다니엘 오테유)는 미래은행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부인과 별거 중이라 딸들과도 못 만나는 그는 가족이 그리운 상황이죠. 조르주(파스칼 뒤켄)는 다운증후군 환자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못 잊고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요양원의 다른 환자들은 주말엔 가족이 찾아와 떠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조르주는 자신이 직접 가족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아리는 딸들과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바쁜 일로 약속을 잊어버리고 밤이 되어서야 약속 장소에 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이미 돌아간 후였습니다. 딸의 생일에도 회사에 일이 생겨 못 가게 되자 생일선물을 미리 주려 아이들이 있는 처갓집에 가지만 끝내 들어가지는 못하고 되돌아옵니다. 집으로 가는 비 오는 밤길, 아리는 어째서인지 핸들에서 두 손을 잠시 놓습니다. 그 순간 지나가던 개가 차에 치이고 그 개와 함께 있던 조르주를 만납니다. 아리는 죄송한 마음에 조르주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하며 둘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

 영화는 가족을 잃은 두 인물을 함께 그려냅니다. 아리는 성공한 사회인이지만 가족에게는 소홀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부인과 아이들은 친정으로 떠났고 그들은 아리를 거부합니다. 조르주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환상 속에서 만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찾아가지만 누나도 자신의 인생이 있으니 그를 책임질 수 없다고 하죠. 이러한 공통점이 둘의 유대를 더 끈끈히 했으려나요.

 

 아리와 조르주의 성격은 대조적입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르주는 지능도 낮지만 감정의 표현과 그 순수함이 어린아이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발을 적시는 파도를 느끼고 잘린 풀의 슬픔을 위로하며 트럭 기사에게 장난치는 모습들은 그가 얼마나 천진난만한 성격을 지녔는지 보여줍니다. 처음 본 신발 가게와 식당 종업원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실연(?)에 아파하는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숨기지도 참지도 않죠.

 

 반면 아리는 본인의 감정을 직면하는 것에 서툰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에 찌든 그는 순수함과도 거리가 먼 인물이죠. 매일 아침 7:30에 일어나며 같은 정장을 입고 출근길의 막힌 도로에서는 신경질 적으로 경적을 울려댑니다. 회사에서는 세일즈 강사로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는 법,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일하라는 등의 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부인과 딸에게는 그렇지 못한, 표현하지 못하는 남편이자 아버지였습니다. 

 

삶의 우선순위

 <제 8요일>은 아리와 조르주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을 우리에게끔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 우선순위라는 것은 각자 다를 겁니다.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할 테죠. 하지만 그 행복을 좇느라 주변을 둘러보는 것에 무심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에 집중하느라 진짜 귀중한 것과 내 옆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아끼는 소중한 사람에게 나에게 있어 당신은 그런 존재라는 것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신없이 가던 걸음은 잠시 멈추고 내 삶에 뭣이 중헌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 <제 8요일>입니다. 

 

더 랍스터(2015)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한 분들,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 분들, 명절에 집에 가면 결혼 시기에 대해 질문받아 분들,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하는데 만나는 사람 하나 없는 내가 걱정되는 분들, 사랑하고 싶고 사랑할 예정인 모든 분은 주목해주세요. 여기 우리도 원해 마다하지 않는 그 사랑에 대하여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 장입니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로 주목을 받은 영화 <더 랍스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송곳니>로 명성을 얻은 그리스의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입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년 10월 29일에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영화입니다. 블랙코미디와 디스토피아 장르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배우들만 보면 할리우드 영화 같은데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그리스의 합작 영화라네요. 


 남자주연은 <토탈 리콜>과 <신비한 동물사전>으로 기억에 남은 콜린 패럴이 맡았습니다. 여자주연은 <미이라>를 재밌게 본 사람이면 모를 수가 없는 레이첼 와이즈가 맡았네요. 그 밖에도 <향수>의 벤 위쇼,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아 세두가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모두 익숙한 배우들이네요.


줄거리

 미래의 어떤 도시에서는 모두 짝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합니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45일간 짝을 찾아 도시로 돌아가기 위한 갱생(?) 프로그램에 강제로 참여해야 합니다. 만약 주어진 기간 내에 짝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동물로 변해 살아가야 하죠. 아내에게 버림받아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은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을 연기하며 상대방에게 맞춰봤지만, 오히려 큰 화를 부르고 견디지 못한 그는 숲으로 도망칩니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의 삶을 살기로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도 도시 만큼이나 특이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데이비드는 사랑이 금지당한 그곳에서 한 여자(레이첼 와이즈)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은 함께하기 위해 숲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하나의 선택만을 강요하는 사회

 <더 랍스터>는 다소 특이한 설정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영화는 서로의 동일성에 초점을 둔 관계가 완벽한 짝이라고 말합니다. 동물이 되어서라도 공통점이 있는 동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호텔 관리인은 말하죠. 서로의 동일한 부분을 찾아 커플이 되는(코피, 냉혈한, 근시) 인물들도 그러합니다.    


 커플들만 살 수 있는 도시, 솔로들만 살 수 있는 숲, 짝을 찾아야만 하는 호텔까지 영화 속 세상에서 사랑은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하나의 선택만을 해야합니다. 커플이 아닌 것은 부정한 것으로 낙인찍는 도시나 커플지옥 솔로천국을 외치는 숲의 모습이 우리의 사회구조나 환경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또한, 도시와 호텔에서는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요가 존재합니다. 숲에서는 커플을 금지하는 억압이 존재하죠. 이 강요와 억압이 사랑을 마치 만들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로의 욕망으로 만났다고 생각한 의식 저편에 다양한 외부의 요인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철저히 개개인의 욕구에 의해 관계를 맺는, 즉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실제 사회에서 그 만남 이면에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면 노동자의 생산(출산)을 부추기는 사회, 짝을 이룬다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저변의 인식, 자신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생각하는 내로남불 현상 등이 있겠네요. 

 


 무엇이 완벽한 짝인지, 사랑은 구조와 환경, 강요와 억압에 의해 제한되고 만들어지는 것인지, 나아가 사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수많은 물음을 남긴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에 대한 답은 각자의 생각에 맡긴채로 말이죠. 하지만 모호하지 않은, 영화와 현실세계가 확실히 다른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내가 원할 때 그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사랑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짝을 찾지 못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사회의 눈초리,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 부모 및 일가친척들의 걱정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짝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호텔에 감금된 뒤 동물로 변하는 것은 아니죠. 짝이 있다고 숲에서 형벌을 받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그저 내 마음이 내킬 때 결정하면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판타지, 디스토피아 장르의 영화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로맨스와 블랙코미디를 섞어놨으니 제겐 너무나 흥미로웠네요.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도 좋았습니다. 글머리에 명시한 분들 중에서도 특히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분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네요. 영화 <더 랍스터>였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이 고통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전생에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지금의 삶이 이리도 벅차나 생각하고 계시나요? 오늘의 추천 영화 <루버>(Rubber)(2010)를 보시고 그 이유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구요.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의 장토이입니다. 어떠한 고통이 내 삶 전체를 지배해 버리는 일들을 겪어본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면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한 일들이 생기는 건지 근본적인 원인을 궁금해 합니다. 바로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전해주는 영화<루버>를 추천해 드릴까 합니다. 영화의 한국 명칭은 <광란의 타이어>이나 왓챠에 검색해 보니 루버라고 나와 저는 그렇게 쓰겠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루버>는 프랑스의 음악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인 쿠엔틴 듀피욱스(예명 : 미스터 오이조)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그해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장르는 공포, 코미디, 미스터리, SF이며 상영시간은 84분입니다. 공포와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영화를 보신다면 단박에 이해되실 겁니다.

 


오래된 타이어

오래된 사막처럼 보이는 곳에는 오래된 타이어가 있습니다. 타이어는 별안간 본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타이어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처럼 휘청 거리지만 곧 제대로 구르는 법을 터득합니다. 타이어는 세상을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잘 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플라스틱 병이라는 장애물이 나타납니다. 모르는 것을 입에 대보는 아이처럼 타이어는 조심스럽게 장애물을 밟고 지나갑니다. 그 후 전갈을 만나고 똑같은 방법으로 밟고 지나갑니다. 또 길을 가다 이번에는 맥주병을 마주칩니다. 마찬가지로 밟고 지나가지만 찌그러지지 않는 모습에 타이어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의 몸을 부들부들 떨자 맥주병은 깨지고 만족스럽게 자리를 뜹니다. 


몸을 떠는 것으로 장애물을 터트리는 기술을 갖게 된 타이어. 그는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 마주치는 것들을 터트려 갑니다. 심지어 토끼와 까마귀도 죽여 버리죠. 그러던 중 타이어는 도로에서 보게 된 여자를 따라 마을로 가게 되고 사람들까지 죽이게 됩니다. 작은 마을에 일어난 연쇄 살인으로 동네는 난리가 납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들은 수사를 시작하고 범인은 고무 타이어라고 밝혀지게 됩니다.



이상한 영화

사실 이 영화는 타이어를 보여주며 시작하지 않습니다. 나무의자를 하나씩 넘어트리고 온 차의 트렁크에서 경찰관이 내립니다. 그 뒤 관객을 응시하며 연설을 시작합니다. 그 내용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에 대한 이상한 설명입니다. 지금 보실 영상이 이유 없음이란 요소의 강력한 오마주라고 말한 그는 트렁크에 다시 타고 관객들을 뒤로 한 채 떠납니다.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타이어가 주인공인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을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서 영화가 상영하고 있는 거죠. 이상한 점은 영화가 진행되며 영화 속의 영화로서 존재해야 할 타이어가 그 영화를 보는 관객이 살고 있는 세상과 뒤섞인다는 사실입니다. 쓰면서도 헷갈리네요. 어쨌든 이 괴상한 영화는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 즉 콘텍스트가 전혀 없습니다. 


길에 있는 의자는 왜 피하지 않고 부러트리며 오는지, 왜 경찰관은 조수석이 아닌 트렁크에 타고 있었는지, 타이어가 생명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괜객들은 왜 사막에서 망원경으로 타이어를 지켜보고 있는지, 관리자로 보이는 남자는 왜 관객들을 죽이는 것인지, 앞서 나왔던 경찰이 왜 갑자기 타이어 살인 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수사를 하고 있는지, 관객과 타이어의 모험(?)이 일어난 세상이 같은 것에 대한 설명들이 전혀 없는 것이죠.



아무 이유 없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시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이야기는 흘러가고 심지어 그 방향도 매우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신다면 불편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영화의 끝에는 도입부에 경찰관이 나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에 대한 요소를 설명했던 장면이 다시 나옵니다. 화면은 이번엔 경찰관을 비추지 않습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들으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안경 쓴 관리인을 보여주죠. 


이유 없음에 대해 설명 중인 경찰관을 옆에서 보고 있는 장면을 마지막에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이번엔 우리에게 다시 알려줍니다. 쿠엔틴 듀피욱스 감독은 이유 없음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고 있는 관객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유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이상한 이야기의 설명이 부족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제가 이 이상한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유 없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아주 중요한 것들까지 말이죠. 왜 나와 부장님이 먹고 싶은 음식은 항상 다를까요? 왜 내가 시험 볼 때 문제가 어려울까요? 왜 사랑하는 그녀는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왜 나는 이건희 회장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았을까요? 등의 물음의 정답은 바로 아무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여러분도 이러한 삶의 이유 없음이란 요소를 잘 이해하길 바랍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어떤 불행이 당신을 괴롭히더라도 본인의 잘못이 아닌 것임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내가 불행한 이유가 사실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아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테니까요. 현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담담히 대처하게 될 테니까요. 영화 <루버>였습니다.  



슈퍼(2010)(원제: Super)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분들께 너무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영화가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거슬리거나 요즘 여러분을 짜증이 나게 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영화 슈퍼(2010)를 보시고 스트레스 푸세요! 마지막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건 덤입니다.


그 유명한! 가오갤의 제작을 맡아 성황리에 성공시키며 가오갤2 까지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건 감독의 히어로 영화. 2010년 미국에서 개봉하였으며 러닝타임 1시간 36분의 액션, 히어로,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화려한 주연 배우들에 일단 눈이 호강 합니다. 이런 B급 감성의 영화를 찍는데도 캐스팅 규모가 어마어마하죠. 역시 할리우드 답네요.


남배우로는 할로우 맨에서 기억에 남는 케빈 베이컨, 가오갤의 욘두역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루커, 주노의 레인 윌슨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여배우로는 주노와 엑스맨 시리즈의 엘렌 페이지, 영원히 엘프로 기억될 리브 타일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범죄는 끝났다!

줄거리 


주인공인 프랭크는 아내인 세라를 사랑하며 성실히 일하는 이 시대의 보통의 남성입니다. 하지만 마약 중동자였던 아내는 마약 판매상를 따라 떠나고 그녀를 빼앗긴 프랭크는 스스로 슈퍼 히어로 크림슨 볼트로 변신합니다. 초능력을 갖고 있지는 그는 슈퍼 히어로가 되어 악에 대항합니다. 그러나 처음 해보는 히어로 역할이 어려워 만화책을 보며 연구하던 중 만화가게 점원 아가씨인 리비를 만납니다. 리비는 프랭크가 크림슨 볼트라는 것을 알게 되어 사이드킥으로 함께 하게 됩니다. 히어로와 사이드킥 환상의 두 콤비는 결국 세라를 되찾기 위해 자크를 찾아갑니다.



모두가 악당과 싸울 수 있는 영웅이 될 수가 있다


히어로 장르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도 신기한 초능력도 없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어눌한 남성과 여성을 그려냅니다. 하지만 어째서 인지 이 어리숙한 히어로와 사이드킥이 하는 행동들을 보고 있자면 조금씩 웃음이 나게 됩니다. 어느 순간 인지 그들을 응원하며 통쾌해하는 본인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신없는 화면과 연출에 지나치게 현실적인 내용들이 적절히 희석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과정들은 분명 우리에게 통쾌합을 줍니다. 그러나 결말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겠지만 모두에게 희망만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닥친 시련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리만족도 분명 주고요. 오늘도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치이느라 속상하고 억울하고 슬픈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현실 속에는 나를 대신해 싸워줄 히어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인 프랭크 처럼 본인이 스스로를 위한 영웅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본격 초능력은 필요 없는 히어로 영화 슈퍼(super)였습니다.


완행열차(1992)(원제: Omnibus)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살면서 인생은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해본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 완행열차(Omnibus)를 소개 시켜 드리겠습니다.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인 샘 카르만의 단편영화로 1992년 개봉하였으며 러닝타임은 8분으로 짧습니다. 장르는 코미디 입니다. 다니엘 리알이라는 남자 배우가 주연을 맡았는데 제 초라한 검색 실력으로 미루어 보아 다른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단편영화상을 수상 한 만큼 내용의 서사도 좋고 작품성 또한 훌륭하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영화를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출근길에 올라탄 열차, 하지만...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인 장 루이 마르티슈는 여느 날과 같이 출근지로 가는 기차에 올라탑니다. 그는 이 기차를 타고 회사가 있는 카또에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역무원을 통해 오늘부터 기차 일정이 바뀌어 열차는 직행하여 카또를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각을 면하기 위한 장 루이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이놈의 인생은 나한테 왜 이러나

영화의 주인공인 장 루이는 그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기차에 타고 있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을 보면 그의 노력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죠. 


우리의 삶에는 장 루이가 겪었던 이러한 함정이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은 납득할만한 아무 이유 없이 부조리한 모습을 우리 앞에 내어 놓곤 하죠. 열심히 시험공부를 했는데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죠. 긴 취진 생의 생활을 끝내고 취업에 성공했지만 결국 그 직장과 맞지 않아 퇴사하는 일도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는 이유는 바로 그 부조리한 인생의 모습의 양면성을 믿기 때문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망쳤다고 생각한 그 시험에 의외의 점수가 나다던가 직장을 그만두고 난 후에야 자신이 원하던 일을 발견하는 것들도 우리 주변엔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하는 아이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이며 누군가의 자식들일 반쯤 감긴 눈으로 힘겹게 아침을 맞이하는 모든 회사 인간, 직장 노예, 취준생, 퇴준생들에게 위로와 함께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를 본다면 여러분은 지금의 불합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대한 대응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13년 영화를 처음 접한 후 지금까지도 한 해에 한두 번은 꼭 다시 보는 영화입니다. 다음에는 이유 없는 인생의 모습에 관한 다른 영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단편 코미디 영화 완행열차(Omnibu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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