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2019)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아시나요?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복동 할머니는 만 14세에 일본군에 끌려가 22세에 귀향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입니다. 1933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그 피해 사실을 증언하신 후 평생을 나라 안팎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해온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이십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선언에도 앞장섰고 '화해 치유 재단' 해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대협과 함께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 설립하기도 하여 2019년에 바른의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2019년 1월 28일 별세했습니다. 할머니의 살아생전 소원인 '아베한테 진심 어린 사죄를 받는 일'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2019년, 김복동 할머니의 일생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과거 천황 때 잘못한 것을 현 정부가 나서서 사죄하는 것이 마땅치 않냐'시며 당당히 말씀하시던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우리 고통을 알아주는 이들이 많으니 행복하다'하시던 일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함께 보시지 않겠습니까?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오늘은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을 추천해 드립니다. 1992년부터 2019년 1월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 세계를 향해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이 시대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신 모습을 그대로 담아 기록했습니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의 3번째 작품으로 <자백>, <공범자들>의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19년 8월 8일에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01분이며 총 관객 수는 약 9만명으로 독립 영화로는 꽤 흥행을 거뒀습니다. 배우 한지민 님이내레이션으로, 영화 주제곡 ‘꽃’은 가수 윤미래 님이 불렀습니다.
영화 <김복동>은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의 현장들을 가감 없이 그려냅니다.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한 후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한 김복동 할머니. 할머니는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자신의 생을 바친다는 마음으로 서울로 향합니다. 1993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 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하는 등 실상을 알리기 위한 지난한 싸움은 계속됐습니다. 2011년 12월 14일 천 번째 수요시위,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뒤 할머니는 전 세계에 동상을 세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2013년 해외 첫 평화의 소녀상 설치 시 제막식에 참석한 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을 소녀상을 보며 마음 아파합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뒤 할머니들은 믿었던 조국에 배신당하는 기분에 참담하였으나 이내 힘을 내 다시 결의를 다집니다. 2016년 3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19년 1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가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한일 위안부 합의 각하 결정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그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일본 정부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분노가 앞섰습니다. 일본의 역사 날조와 혐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에 화만 냈습니다. 그러느라 정작 피해자 할머니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서는 헤아리지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워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27년, 1401번의 수요일이 지나갈 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내 모습에 속이 메스꺼웠습니다. 이제야 제 잘못과 부족함을 뒤돌아봅니다. 늦었지만, 정의기억연대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용서할 권리가 있는 사람,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용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무뎌지지 않은 울분에도 쨍하고 해 뜰 날이 있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 기억의 고리가 되어 끝까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 다짐해 봅니다. 영화 <김복동>의 상영 수익은 전액 피해자 관련 활동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위안부 반지, 위안부 뱃지, 위안부 팔찌 등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정의기억연대에서 후원과 지지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힘닿는 데까지 기억해야 할 영화 <김복동>이었습니다.
2019/07/12 - [영화 소개&추천] - [영화추천]영화<죽은 시인의 사회>(1990), 방황하는 젊은 청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