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1990)

애석하게도 저의 학창 시절에는 존경할만한 선생님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존경할만한 이란 그를 롤모델로 삼아 그 삶을 모방할 정도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은사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저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이 이 소리를 듣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해질 리도 만무하고 더군다나 사실이 그렇습니다. 물론 기억에 남고 좋은 분들도 계셨지만요. 언젠가 친구들과 자신이 '은사'라고 부르고 싶은 분이 있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 대부분 없다는 대답을 들었죠. 그 무렵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키팅 선생님을 보고는 항상 바라 왔던 '선생님'이란 존재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울림은 정말로 커서 지금도 영화를 다시 볼 때면 가슴이 울렁거리곤 합니다. 각설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추천해 드립니다. 아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오! 캡틴, 마이 캡틴!"과 "카르페 디엠"이라는 명대사는 알고 있으실 겁니다. 좋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명작 중에 명작이죠. 제62회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과 제43회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랑스의 국내 영화제인 세자르 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1989년 6월 2일 개봉한 뒤 1990년 5월 19일 국내에도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상영시간은 128분,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영화에 관한 잡다한 배경을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대부분 소설이 원작이라고 알고 있지만 작가 톰 슐만이 스튜디오에 시나리오 초안을 보낸 것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작품 속 웰튼 고등학교는 내슈빌 사립학교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학교입니다. 장소는 세인트 앤드류스 사립학교이며 피터 위어 감독은 이곳을 보자마자 원하는 곳을 찾았다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로버트 윌리엄스는 '키팅' 역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도 학창 시절, '존 키팅'과 같은 선생님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키팅'은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했습니다. <쥬만지>, <플러버>, <굿 윌 헌팅>, <패치 아담스>, <천국보다 아름다운> 외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영화의 주연을 맡았죠. 2014년 작고한 그가 그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야 했던 '닐 페리'를 연기한 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훗날 미드 '하우스 M.D.'시리즈에서 의사를 연기합니다. 소심한 성격에서 가장 용기 있는 학생으로 성장한 '토드 앤더슨'은 에단 호크가 연기했습니다.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의 그 에단 호크 맞습니다. 사랑꾼 '녹스'를 연기한 조쉬 찰스는 미드 '굿 와이프'에서 '윌 가드너'로 출연했습니다.

 

 

줄거리

 

미국의 명문학교 웰튼 아카데미는 전통, 명예, 규율, 탁월함을 표어로 갖고 있는 보수적인 곳이다. 이 곳에서 교육은 오로지 학생들의 명문대학 입학을 목표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딱딱한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 그런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한다.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은 자신이 졸업한 모교에서 신선한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친다. 문학의 이론과 비평 방법론을 외우던 수업에서 벗어나 작품을 함께 읽고 느끼게 만든다. 시와 삶을 알려주는 그에게 학생들은 매료된다. 닐 페리(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키팅 선생님의 졸업 앨범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해 알게 된다. 키팅 선생님은 그 모임을 낭만주의자들이 동굴에 모여 시를 읽던 비밀 서클이라 말한다. 닐과 토드 앤더슨(에단 호크)을 필두로 아이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재조직하고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찰스 댈튼(게일 핸슨)의 돌발행동으로 친구들의 비밀 모임은 발각될 위기를 맞고, 키팅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 방식은 교장 선생님의 눈밖에 나게 된다. 

 

빛나는 청춘, 위대한 스승

 

왁자지껄 떠들고 노는, 쾌활한 학생들의 빛나는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과 그에 따른 다양한 문제의식을 생각해보는 비평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만큼은 잠시 접어두고 싶습니다. 삶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그 가르침대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걸으려 노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 이 내용이 '허세'든 '판타지'든 그것과는 상관없습니다. 제게는 감동이었고 그 느낌을 여러분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당신의 은사가 될지도 모를 키팅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였습니다. 

 

 

 

2019/06/21 - [영화평&리뷰] - 대한민국이 여태껏 망하지 않은 이유, <김군> 영화평(스포있음)

 ‘안방의 세월호라고도 말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사망자가 천 명이 넘고, 6천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모티프가 된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건. 79명의 사망자를 냈고, 11년에 걸친 오랜 공방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인재[人災]. 앞서 열거한 두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기업에 의해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애초에 영화 <김군>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것을 묻는 이유가 무엇일까?

 

 <김군>5·18 민주화 운동 당시 사진 찍힌 한 남자에 관한 물음으로 시작한다. 지만원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사진 속의 그를 북한군 1광수라 지목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실재하는 하나의 진실(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 개입은 없음)은 잠시 뒤로 물린다. 그 대신 지만원이 직접 북한군 개입에 관해 설명하는 장면을 공들여 비춘다. 자신이 지목한 광수들의 인상이 북한 고위인사들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증거로 자신 있게 제시한다. 영화는 터무니없는 주장과 비과학적인 근거를 진지하게 내뱉는 그 우스운 모습을 초반부에 내세운다. 그럼으로써 거짓에 반박하기 위한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도 진실을 가려낸다.

 

 이제 진실과는 별개로 영화는 1광수로 지목된 사진 속 남자를 추적해 나간다. 당시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시민을 인터뷰하며 그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주옥 씨는 그 인물을 아버지 막걸리 가게에 자주 오던 김 군이라고 기억한다. 김 군의 마지막 순간과 함께했던 시민군도 찾아낸다. 북한군 광수가 광주 시민 김 군으로 밝혀진 결말은 극적이지도, 놀랍지도 않다. 여기서 <김군>이 사진 속 인물을 찾아 나선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것은 지만원의 거짓 주장에 착실히 반박하거나, 전에 없던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성적인 사람은 그의 주장이 망언임을 진작 알 수 있다. ‘1광수가 김 군이라는 사실을 몰라도 진실에는 변함이 없고, 5·18 민주화 운동에서 북한의 개입이 없었다는 증거는 이미 차고 넘친다.

 

지만원씨의 '과학적'인 근거 자료

 

피해자가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사회

 

 자, 이제 위에서 물었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두 사건의 첫 번째 공통점은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피해자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살균제 피해 신고자의 약 80%는 엄격한 기준 때문에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신 질환이나 각종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학적 인과관계를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 억울한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건은 또 어떤가. 고 황유미 씨가 문제를 알리고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 황상기 씨는 공장의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 직접 증인을 모으고, 시민단체를 조직했다. 가해자의 유해물질로 피해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가해자 측에서 무해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사회 형평의 관념에서 옳을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는 강자요, 피해자는 약자인 우리 사회에서 균형과 평등은 이상일 뿐이다.

 

 <김군>은 극우 논객이 뱉는 얼토당토않은 말과 그것을 믿고 추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광주 시민들이 그날의 상흔으로 지금까지도 고통받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극우 세력은 폭력적인 언행과 역사의 왜곡으로 광주를 모욕한다. 영화에서 인터뷰했던 한 시민군은 말한다.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으니 왜곡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우리는 5·18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가해자와 피해자를 확인할 수 있다. 가해자는 군사정권에서 극우 세력으로 달라졌지만 아픔을 겪는 피해자는 바뀌지 않았다. 가해자의 북한군 몰이에 피해자인 광수들은 본인이 광주 시민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치욕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광주의 순수와 정의가 욕보인 이때 <김군>1광수추적에 나섰다. 피해자가 진실을 밝히는 수모를, 그 굴욕과 창피스러움을 덜어주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반도체 백혈병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 오지랖 넓고 양심적인 사람의 연대. <김군>김 군을 찾은 이유와 같다.

 

 피해자 주변에 환경운동연합, 시민단체 반올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사람이 모였다. 현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인정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보상에 관한 이행을 협약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길가에 쓰레기를 줍고 동네를 청소하는 사람, 도로에 쏟아진 술병을 함께 치워주는 사람, 고성 산불에 화약고를 지킨 사람, 태안 앞바다의 기름을 닦는 사람, 가습기 살균제와 손상 환자의 인과관계를 의심한 홍수종 교수, 반올림의 임자운 상임 변호사, 그리고 광수 추적한 강상우 감독. 당사자는 아니지만, 무엇이 옳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문제의식을 느끼고 사는 오지랖 넓은 사람들. 연대는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는 항상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사람의 일상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여태 망하지 않고 버텨온 이유는 한 사람, 그 한 사람 때문이다.

 


2019/06/18 - [영화평&리뷰] - 불행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 <완행열차> 영화평(스포주의)



 

 당신은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아는가? 이 고사성어에는 위기를 극복하고 불행에 대처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인생을 꿰뚫는 이 짧은 말을 <완행열차>의 주인공 장 루이에게 바치며 글을 시작한다.

 

 츠베탕 토도로프에 따르면 하나의 시퀀스를 이루는 기본적인 구조는 속성, 행동, 속성의 순서로 전개된다. 로이스 타이슨은 장편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분석할 때 이 도식을 활용하여 속성(x에게는 y가 없다)과 행동(xy를 구한다)의 공식을 사용한다. 위 공식을 <완행열차>에 적용했다.

 

츠베탕 토도로프

 영화의 주인공인 장 루이 마르티슈는 매일 기차를 타고 출근하여 카또에서 내려야한다. 하지만 그는 역무원을 통해 오늘부터 기차 일정이 바뀌어 열차가 카또를 들리지 않고 데브레까지 직행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츠비의 속성이 데이지의 부재였다면 장 루이의 속성은 카또역에서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로 원하는 역에서 내리는 상황의 부재다. 그에게 카또역에서 내리지 못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그가 승무원에게 하소연한 말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평소 장 루이를 미워한 상사는 이미 두 번의 경고를 했으며 해고만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카또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데브레까지 간다면 30분은 늦을 것이고 그 뒤에는 상사의 바람대로 직장을 나오게 될 것이다. 직장을 잃는다면 변변치 못한 살림에 아이가 둘 있는 아내는 자신을 버리고, 아이들은 고아원에 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카또역에서 내리는 상황의 부재는 아내와 아이의 부재로 이어진다. 간단해 보이는 상황이 그에게는 삶 전체를 좌우하는 위기다.

 

 그렇다면 ‘x’(장 루이)는 ‘y’(카또에서 내리는 상황)를 구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했을까? 그는 가장의 책임감으로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준다. 1일 날은 다들 주의하지만 2일 날부터는 아니라며 노부인에게 동의를 구한다. 역무원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감정에 호소하기도 한다. 사나이의 눈물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남자들은 알 것이다. 그만큼 지금이 절실하다는 것을 뜻한다. 카또역에서 내리지 못한다는 게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그는 기관사를 만날 기회를 얻는다. 기관사 에롤은 중앙에서 기차가 통제되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계속되는 부탁으로 열차의 속도를 줄여서 역에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카또역에 내린 장 루이. xy를 구하며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를 마음껏 보여준다.

 

 그러나 기쁨을 만끽하려는 찰나, 기차 끝에 타고 있던 어떤 사람이 그를 다시 기차에 태운다. "당신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했다"는 말과 함께. 이로써 그는 제시간에 출근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구하였으나 다시 없음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완행열차>의 주인공에게는 구하다 그리고 얻다라는 전통적인 편력 공식이 아닌 구했으나 얻지 못했다라는 공식이 적용됐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얻지 못한 것과 동일한 결말이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불행은 행운으로, 행운은 행복으로

 

 영화는 8분의 짧은 상영 시간 동안 삶의 불합리한 모습을 잘 표현했다. 물론 ‘구하다 그리고 얻다의 공식 역시 우리의 삶에 나타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하기도 하고 힘겹게 준비한 면접을 잘 마쳐 취업에 성공하기도 한다. 장 루이가 잠깐이지만 카또역에서 내린 것처럼 사람들은 삶이란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한다.

 

 하지만 때로 인생은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부조리하고 뜻하지 않은 불행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장 루이가 어떤 사람으로 인해 기차에 다시 태워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함정이 현실에도 도처에 널려 있다. 하필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일해 보니 자신과 맞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봤을 것이다.  

 

 인생은 모를 일이다. 절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하지만 그 뜻하지 않음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컨디션 때문에 망쳤다고 생각했던 시험이 의외의 결과로 합격할지도 모른다. 퇴사해서 생긴 여유로 자신에게 집중하여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도 한다.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행운으로 바뀌는 것, 이렇게 삶은 아이러니하다. 새옹지마, 전화위복, 사필귀정 등의 고사성어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영화에서 나타난 이야기만 본다면 장 루이의 삶은 불행하게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은 여러 이야기가 모이고 쌓여가며 전체가 된다. 영화의 원제인 '옴니버스(omnibus)'와 닮았다. 한 번의 불행, 단 한 번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게 닥친 불행이 어느 순간 행운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가 이러한 삶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잘 이해하길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많은 어려움은 여유롭게 대처하길 원한다. 마주하는 작은 행운들은 놓치지 않고 행복으로 바꿔 나가면 더할 나위 없겠고.

 

어네스트와 셀레스틴(2012)


 

 영화 포스터에 있는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글귀만 보고 오해를 하실까 봐 미리 적습니다. 본 영화는 전체관람가의 어린이를 위한 영화가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화가 그렇듯 이 <어네스트와 셀레스틴>도 현실을 너무나 풍자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우화보다 재밌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학부모와 어른들이 더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해당 영화를 추천하니 꼭 관심 있게 글 읽어 주세요.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전 세계가 주목했다는 2014년 최고의 명품 영화라고 홍보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벨기에의 삽화가인 가브리엘 뱅상의 어린이 동화 [셀레스틴느 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세 명의 감독(뱅상 파타, 스테판 오비에, 뱅자맹 레네)의 작품으로 2012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개봉하였습니다. 상영시간은 79분이고 코미디, 드라마 장르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겨울왕국>, <바람이 분다>와 함께 노미네이트 되었고 제26회 씨네키드 영화제 어린이 영화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줄거리

 지상에는 곰, 지하에는 생쥐가 사는 세계. 교류는 없고 적대감만 가득한 세상. 화가가 되고 싶은 꼬마 셀레스틴(생쥐)는 곰과 생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생쥐가 사는 세계에서 앞니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치과의사는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다. 치과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은 밤이 되면 곰의 이빨을 구하러 돌아다닌다. 셀레스틴 또한 곰의 이빨을 구하기 위해 과자가게를 하는 곰 집에 들어갔다가 들키게 된다. 도망치는 와중에 쓰레기통으로 떨어지지만 뚜껑이 막혀 갇히고 만다.

 한편, 가난한 거리의 음악가 어네스트(곰)은 돈을 벌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오늘도 연주를 하지만 매번 허탕이다. 거리에서 연주를 하다 경찰들에게 악기를 뺏기자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한 쓰레기통에서 잠들어 있는 셀레스틴을 만나게 된 어네스트는 배가 고파 셀레스틴을 잡아먹으려 한다. 하지만 셀레스틴은 화려한 언변으로 위기를 넘기고 과자가게의 지하 창고로 어네스트를 이끌어 그의 허기를 채워준다. 

 

 어네스트는 지하창고에서 과자를 먹고 잠이 들었다가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게 연행당한다. 그때 셀레스틴이 나타나 부탁을 들어주면 탈출하게 도와준다고 말해 거래를 승낙한다. 어네스트는 곰의 이빨 50개를 함께 모아 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것을 다 모아 생쥐들이 사는 세계로 함께 내려간다. 하지만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 그대로 잠이 든 어네스트를 생쥐들이 발견한다. 생쥐 경찰들은 어네스트를 쫒고 셀레스틴은 그와 함께 지상으로 탈출한다.

 지상에 올라가자 어네스트를 찾던 곰 경찰들이 그를 발견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셀레스틴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도망치게 된다. 서로의 부탁을 들어주다 각자의 세계에서 도망자가 돼버린 둘의 특별한 동거가 시작된다. 

 

차별과 편견, 계급과 틀에 대해서

 사실 곰과 꼬마 생쥐의 우정 이야기라고 소개하기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 산다는 이유로 그들은 서로를 적대합니다. 생쥐에게 곰은 꼬마 생쥐를 산채로 잡아먹는 괴물로 표현됩니다. 곰에게 생쥐는 지하에 사는 더러운 생물로 표현되죠. 그들의 직업관은 또 어떻습니까. 판사와 치과의사를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음악가와 화가를 천시합니다. 성공과 명예를 중시하고 개인의 꿈을 외면하는 세상이죠. 

 

 우리들이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정해진 삶의 틀. 아직도 건재한 인종차별과 돈으로 정해지는 현대 계급. 암암리에 존재하는 차이에 의한 차별과 편견. 이러한 주제들이 영화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어네스트는 판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생쥐와 곰이 친구인 게 무엇이 문제냐고. 그리고 그 물음은 관객인 우리에게 그대로 다시 던져집니다.

 

 우리의 세상은 남들과 다른 것을 괴짜라 칭합니다. 이 동화 속에도 두 명의 괴짜가 있죠. 이런 세상과 현실에 지쳐간다면 이들이 내는 따듯한 울림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무거운 주제들은 모두 벗겨내도 좋습니다. 사랑스러운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느끼실 테니까요. 영화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였습니다.

 

영화 루버(Rubber) 명대사, 명장면 


영화 <루버>는 재밌게 보셨나요? 보는 이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은데 독특한 영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합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영화 <루버>에서 가져온 저만의 아주 많이 주관적인 명대사, 명장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꼭 영화를 보고 오세요. 명장면, 명대사의 순서는 임의대로 정했으며 순위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명장면 1.


영화의 도입부, 길가에 세워진 나무 의자를 하나씩 쓰러트리며 오는 장면입니다. 시작부터 강렬합니다. 수많은 의문이 생기게 만듭니다. '왜 나무의자를 세워놨을까?', '차가 들어오는데 의자를 피하는 게 아니라 치면서 오네?', '끝까지 다 넘어트리려나', '저럴 거면 의자를 왜 세워둔 거지?' 등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의자가 쉽게 부러지는 것도 이상합니다. 애초에 조립이 안된 의자를 간신히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다음 장면도 어이없긴 마찬가집니다. 멀쩡한 조수석을 두고 트렁크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이런 장면들이 오히려 영화의 메시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명대사 1.



"일상생활 자체가 '이유 없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영화들에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를 설명한 이 아저씨는 급기야 일상생활도 '이유 없음'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합니다. '왜 우리는 공기를 보질 못하는지', '왜 우리는 항상 생각을 하는지'라는 물음에 이유 없음이라고 답하죠. 생각해 봅시다. 불공평한 세상을 이해하기 알맞은 핑계가 아닌가요? '이유 없음'

#명장면 2.


타이어가 페트병, 유리, 깡통의 무생물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만난 장면입니다. 유리와 깡통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봐왔던 터라 토끼 마주치자 몸을 부르르 떠는 타이어를 보고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습니다. 설마 하던 것이 그대로 전개됐을 때 공포물이 맞구나 싶었네요. 묘한 긴장감으로 꽉 찬 명장면이었습니다.


#명대사 2.



"이 상황은 현실이 아냐."


영화 속 영상의 배우가 다른 동료 배우들에게 지금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요.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 연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어 보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특이했습니다. 이것도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어쨌든 연기는 끝인 줄 알았으나 관객 한 명이 아직 살아서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보안관은 어쩔 수 없이 연기를 계속하게 됩니다. 


#명장면 3. 


마지막까지 영상을 보고 있던 관객이 배우를 찾아온 장면입니다. 이 관객은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를 파악하고 음식도 먹지 않으며 영상에만 집중한 프로관람러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급기야 배우들을 찾아오기에 이르렀죠. 이제 둘로 나뉜 것처럼 보였던 공간이 하나가 되고 영화는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명대사 3. 


"난 등장 인물이 아니야." 


프로관람러 아저씨의 최후입니다. 제 발로 영상 속으로 찾아온 그는 관찰자에서 참여자로 탈바꿈 된 것이죠. 본인은 몰랐겠지만요. 방관자로 있길 거부한, 행동하는 참여자의 비극적인 결말입니다. 너무 앞서나갔나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행동하는 양심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고 무슨 대접을 받았는지 본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여기까지 영화 <루버>의 명대사, 명장면을 모아봤습니다. 영화는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를 설명하기 위해 말 그대로 영상 전체를 '이유 없음'으로 가득 채워놨습니다. '이유 없음'이란 것의 의미를 잘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 글에 적어놨다 싶이 어떤 불행한 일이 내게 닥쳤을 때 그 이유가 아무 이유 없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아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내게 일어난 현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담담히 대처할 수도 있겠죠. 그러니 이 '이유 없음'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앞으로도 좋은 영화들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수집해 놓을 테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토이장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지겹게 느껴지시나요?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이 따분하게 생각되나요? 뭔가 대단한 삶을 살고 있어 보이는 남들에 비하면 내가 초라해 보이나요? 혹시 당신이 지금이 그렇다면 꼭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13년에 개봉한 후 엄청난 인기로 2017년에 재개봉을 했습니다. 아마 보진 않았어도 영화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이 되네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습니다. 여자 주연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애니 역을 맡았던 크리스틴 위그입니다. 이 영화도 굉장히 재밌게 봤었죠. 미국식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이면 강추드립니다.

 

 상영 시간은 114분이며 판타지/어드벤처/코미디/드라마 장르의 영화입니다. 여담으로 알려드리자면 원제는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입니다. 1939년에 쓰인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1947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다고 하네요.

 

줄거리

 월터 미티(벤 스틸러)는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간 네거티브 필름 관리자로 근무 중이다.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멍 때리며 상상하는 습관이 있다. 스스로 만든 그 환상 속 세상에서 일탈을 즐긴다. 월터는 자신과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셰릴 멜호프(크리스틴 위그)에 호감이 있지만 직접 말을 걸진 못 하고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윙크를 보낸다. 그마저도 오류로 인해 전달하지 못하고 그의 상상 속에서 그녀에게 작업을 건다. 그러던 와중 '라이프' 잡지사는 다른 회사로 팔려 인터넷 잡지사로 축소되고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마지막 잡지 출판을 앞둔 상황에서 사진을 투고하고 있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필름을 전달받는다. 삶의 정수를 담은 25번째 사진을 꼭 표지로 써달라는 편지와 함께. 그러나 받은 필름에는 25번 사진이 빠져 있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월터는 숀을 만나기로 한다. 셰릴의 도움을 받아 숀이 있는 장소가 그린란드라는 것을 알아낸 그는 자신의 인생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특별한 일을 시작한다. 

 

평범하고 지루한, 아름답고 소중한.

 보드를 즐기며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던 어린 시절의 월터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16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살아온 이 시대의 보통 시민입니다. 저희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죠. 그는 '라이프' 잡지사에 다니는 것이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유명한 보드 선수나 다른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겠죠. 그럼에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런 월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와 같은 삶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 우리에게 격려와 경의를 표현합니다.    

 

 

 이 영화는 '특별한 모험에 도전하자', '일상을 떠나는 유쾌한 상상을 해보자' 등의 모험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아닙니다. 월터가 찾아온 삶의 정수가 담긴 25번째 사진을 보신다면 느끼게 되실 겁니다. 진짜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 아름답고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치셨나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원래의 꿈과는 거리가 먼 일인가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무게에 순응하고 살고 있다 생각되나요? 그런 자신이 작고 초라해 보이나요? 

 

여기, 아직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여러분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각자 삶의 정수가 어디 있는지 본인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였습니다.

 

삶이란 야심 찬 목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목표에 반대하는 것이며, 평범함을 추구하고 별스럽지 않은 것을 양성하는 것이다. -토머스 무어

 

 

 

제 8요일(1996)

 

 오늘도 바쁜 하루 보내셨나요? 다들 목표하는 그곳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겠죠. 그렇지만 여러분이 잠시만 시간을 내주었으면 합니다. 꼭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가 있거든요. 얼마나 중요하길래 급한 나를 멈춰 세우냐, 잃은 시간의 값어치를 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자코 반도르말의 <제 8요일>이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영화의 감독으로 익숙하겠네요. 1996년 5월에 프랑스에서 개봉하였으며 동년 10월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남자 주연은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일컬어지는 다니엘 오테유입니다. 영화 <히든>으로 많은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며 영화 <차가운 장미>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자 주연은 파스칼 뒤켄입니다. 그는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이며 본 영화에서도 다운증후군 환자 조르주 역을 맡았습니다. 다니엘 오테유와 파스칼 뒤켄은 <제 8요일>로 1996년 제49회 칸 영화제에서 공동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아리(다니엘 오테유)는 미래은행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부인과 별거 중이라 딸들과도 못 만나는 그는 가족이 그리운 상황이죠. 조르주(파스칼 뒤켄)는 다운증후군 환자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못 잊고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요양원의 다른 환자들은 주말엔 가족이 찾아와 떠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조르주는 자신이 직접 가족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아리는 딸들과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바쁜 일로 약속을 잊어버리고 밤이 되어서야 약속 장소에 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이미 돌아간 후였습니다. 딸의 생일에도 회사에 일이 생겨 못 가게 되자 생일선물을 미리 주려 아이들이 있는 처갓집에 가지만 끝내 들어가지는 못하고 되돌아옵니다. 집으로 가는 비 오는 밤길, 아리는 어째서인지 핸들에서 두 손을 잠시 놓습니다. 그 순간 지나가던 개가 차에 치이고 그 개와 함께 있던 조르주를 만납니다. 아리는 죄송한 마음에 조르주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하며 둘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

 영화는 가족을 잃은 두 인물을 함께 그려냅니다. 아리는 성공한 사회인이지만 가족에게는 소홀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부인과 아이들은 친정으로 떠났고 그들은 아리를 거부합니다. 조르주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환상 속에서 만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찾아가지만 누나도 자신의 인생이 있으니 그를 책임질 수 없다고 하죠. 이러한 공통점이 둘의 유대를 더 끈끈히 했으려나요.

 

 아리와 조르주의 성격은 대조적입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르주는 지능도 낮지만 감정의 표현과 그 순수함이 어린아이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발을 적시는 파도를 느끼고 잘린 풀의 슬픔을 위로하며 트럭 기사에게 장난치는 모습들은 그가 얼마나 천진난만한 성격을 지녔는지 보여줍니다. 처음 본 신발 가게와 식당 종업원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실연(?)에 아파하는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숨기지도 참지도 않죠.

 

 반면 아리는 본인의 감정을 직면하는 것에 서툰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에 찌든 그는 순수함과도 거리가 먼 인물이죠. 매일 아침 7:30에 일어나며 같은 정장을 입고 출근길의 막힌 도로에서는 신경질 적으로 경적을 울려댑니다. 회사에서는 세일즈 강사로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는 법,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일하라는 등의 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부인과 딸에게는 그렇지 못한, 표현하지 못하는 남편이자 아버지였습니다. 

 

삶의 우선순위

 <제 8요일>은 아리와 조르주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을 우리에게끔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 우선순위라는 것은 각자 다를 겁니다.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할 테죠. 하지만 그 행복을 좇느라 주변을 둘러보는 것에 무심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에 집중하느라 진짜 귀중한 것과 내 옆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아끼는 소중한 사람에게 나에게 있어 당신은 그런 존재라는 것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신없이 가던 걸음은 잠시 멈추고 내 삶에 뭣이 중헌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 <제 8요일>입니다. 

 

더 랍스터(2015)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한 분들,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 분들, 명절에 집에 가면 결혼 시기에 대해 질문받아 분들,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하는데 만나는 사람 하나 없는 내가 걱정되는 분들, 사랑하고 싶고 사랑할 예정인 모든 분은 주목해주세요. 여기 우리도 원해 마다하지 않는 그 사랑에 대하여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 장입니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로 주목을 받은 영화 <더 랍스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송곳니>로 명성을 얻은 그리스의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입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년 10월 29일에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영화입니다. 블랙코미디와 디스토피아 장르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배우들만 보면 할리우드 영화 같은데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그리스의 합작 영화라네요. 


 남자주연은 <토탈 리콜>과 <신비한 동물사전>으로 기억에 남은 콜린 패럴이 맡았습니다. 여자주연은 <미이라>를 재밌게 본 사람이면 모를 수가 없는 레이첼 와이즈가 맡았네요. 그 밖에도 <향수>의 벤 위쇼,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아 세두가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모두 익숙한 배우들이네요.


줄거리

 미래의 어떤 도시에서는 모두 짝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합니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45일간 짝을 찾아 도시로 돌아가기 위한 갱생(?) 프로그램에 강제로 참여해야 합니다. 만약 주어진 기간 내에 짝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동물로 변해 살아가야 하죠. 아내에게 버림받아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은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을 연기하며 상대방에게 맞춰봤지만, 오히려 큰 화를 부르고 견디지 못한 그는 숲으로 도망칩니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의 삶을 살기로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도 도시 만큼이나 특이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데이비드는 사랑이 금지당한 그곳에서 한 여자(레이첼 와이즈)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은 함께하기 위해 숲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하나의 선택만을 강요하는 사회

 <더 랍스터>는 다소 특이한 설정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영화는 서로의 동일성에 초점을 둔 관계가 완벽한 짝이라고 말합니다. 동물이 되어서라도 공통점이 있는 동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호텔 관리인은 말하죠. 서로의 동일한 부분을 찾아 커플이 되는(코피, 냉혈한, 근시) 인물들도 그러합니다.    


 커플들만 살 수 있는 도시, 솔로들만 살 수 있는 숲, 짝을 찾아야만 하는 호텔까지 영화 속 세상에서 사랑은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하나의 선택만을 해야합니다. 커플이 아닌 것은 부정한 것으로 낙인찍는 도시나 커플지옥 솔로천국을 외치는 숲의 모습이 우리의 사회구조나 환경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또한, 도시와 호텔에서는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요가 존재합니다. 숲에서는 커플을 금지하는 억압이 존재하죠. 이 강요와 억압이 사랑을 마치 만들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로의 욕망으로 만났다고 생각한 의식 저편에 다양한 외부의 요인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철저히 개개인의 욕구에 의해 관계를 맺는, 즉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실제 사회에서 그 만남 이면에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면 노동자의 생산(출산)을 부추기는 사회, 짝을 이룬다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저변의 인식, 자신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생각하는 내로남불 현상 등이 있겠네요. 

 


 무엇이 완벽한 짝인지, 사랑은 구조와 환경, 강요와 억압에 의해 제한되고 만들어지는 것인지, 나아가 사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수많은 물음을 남긴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에 대한 답은 각자의 생각에 맡긴채로 말이죠. 하지만 모호하지 않은, 영화와 현실세계가 확실히 다른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내가 원할 때 그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사랑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짝을 찾지 못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사회의 눈초리,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 부모 및 일가친척들의 걱정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짝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호텔에 감금된 뒤 동물로 변하는 것은 아니죠. 짝이 있다고 숲에서 형벌을 받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그저 내 마음이 내킬 때 결정하면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판타지, 디스토피아 장르의 영화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로맨스와 블랙코미디를 섞어놨으니 제겐 너무나 흥미로웠네요.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도 좋았습니다. 글머리에 명시한 분들 중에서도 특히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분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네요. 영화 <더 랍스터>였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이 고통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전생에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지금의 삶이 이리도 벅차나 생각하고 계시나요? 오늘의 추천 영화 <루버>(Rubber)(2010)를 보시고 그 이유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구요.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의 장토이입니다. 어떠한 고통이 내 삶 전체를 지배해 버리는 일들을 겪어본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면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한 일들이 생기는 건지 근본적인 원인을 궁금해 합니다. 바로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전해주는 영화<루버>를 추천해 드릴까 합니다. 영화의 한국 명칭은 <광란의 타이어>이나 왓챠에 검색해 보니 루버라고 나와 저는 그렇게 쓰겠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루버>는 프랑스의 음악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인 쿠엔틴 듀피욱스(예명 : 미스터 오이조)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그해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장르는 공포, 코미디, 미스터리, SF이며 상영시간은 84분입니다. 공포와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영화를 보신다면 단박에 이해되실 겁니다.

 


오래된 타이어

오래된 사막처럼 보이는 곳에는 오래된 타이어가 있습니다. 타이어는 별안간 본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타이어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처럼 휘청 거리지만 곧 제대로 구르는 법을 터득합니다. 타이어는 세상을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잘 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플라스틱 병이라는 장애물이 나타납니다. 모르는 것을 입에 대보는 아이처럼 타이어는 조심스럽게 장애물을 밟고 지나갑니다. 그 후 전갈을 만나고 똑같은 방법으로 밟고 지나갑니다. 또 길을 가다 이번에는 맥주병을 마주칩니다. 마찬가지로 밟고 지나가지만 찌그러지지 않는 모습에 타이어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의 몸을 부들부들 떨자 맥주병은 깨지고 만족스럽게 자리를 뜹니다. 


몸을 떠는 것으로 장애물을 터트리는 기술을 갖게 된 타이어. 그는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 마주치는 것들을 터트려 갑니다. 심지어 토끼와 까마귀도 죽여 버리죠. 그러던 중 타이어는 도로에서 보게 된 여자를 따라 마을로 가게 되고 사람들까지 죽이게 됩니다. 작은 마을에 일어난 연쇄 살인으로 동네는 난리가 납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들은 수사를 시작하고 범인은 고무 타이어라고 밝혀지게 됩니다.



이상한 영화

사실 이 영화는 타이어를 보여주며 시작하지 않습니다. 나무의자를 하나씩 넘어트리고 온 차의 트렁크에서 경찰관이 내립니다. 그 뒤 관객을 응시하며 연설을 시작합니다. 그 내용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이라는 요소에 대한 이상한 설명입니다. 지금 보실 영상이 이유 없음이란 요소의 강력한 오마주라고 말한 그는 트렁크에 다시 타고 관객들을 뒤로 한 채 떠납니다.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타이어가 주인공인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을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서 영화가 상영하고 있는 거죠. 이상한 점은 영화가 진행되며 영화 속의 영화로서 존재해야 할 타이어가 그 영화를 보는 관객이 살고 있는 세상과 뒤섞인다는 사실입니다. 쓰면서도 헷갈리네요. 어쨌든 이 괴상한 영화는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 즉 콘텍스트가 전혀 없습니다. 


길에 있는 의자는 왜 피하지 않고 부러트리며 오는지, 왜 경찰관은 조수석이 아닌 트렁크에 타고 있었는지, 타이어가 생명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괜객들은 왜 사막에서 망원경으로 타이어를 지켜보고 있는지, 관리자로 보이는 남자는 왜 관객들을 죽이는 것인지, 앞서 나왔던 경찰이 왜 갑자기 타이어 살인 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수사를 하고 있는지, 관객과 타이어의 모험(?)이 일어난 세상이 같은 것에 대한 설명들이 전혀 없는 것이죠.



아무 이유 없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시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이야기는 흘러가고 심지어 그 방향도 매우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신다면 불편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영화의 끝에는 도입부에 경찰관이 나와 유명한 영화들의 이유 없음에 대한 요소를 설명했던 장면이 다시 나옵니다. 화면은 이번엔 경찰관을 비추지 않습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들으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안경 쓴 관리인을 보여주죠. 


이유 없음에 대해 설명 중인 경찰관을 옆에서 보고 있는 장면을 마지막에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이번엔 우리에게 다시 알려줍니다. 쿠엔틴 듀피욱스 감독은 이유 없음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고 있는 관객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유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이상한 이야기의 설명이 부족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제가 이 이상한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유 없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아주 중요한 것들까지 말이죠. 왜 나와 부장님이 먹고 싶은 음식은 항상 다를까요? 왜 내가 시험 볼 때 문제가 어려울까요? 왜 사랑하는 그녀는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왜 나는 이건희 회장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았을까요? 등의 물음의 정답은 바로 아무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여러분도 이러한 삶의 이유 없음이란 요소를 잘 이해하길 바랍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어떤 불행이 당신을 괴롭히더라도 본인의 잘못이 아닌 것임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내가 불행한 이유가 사실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아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테니까요. 현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담담히 대처하게 될 테니까요. 영화 <루버>였습니다.  



영화 완행열차(Omnibus) 명대사, 명장면 



안녕하세요. 토이장의 영화 수집관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이장입니다. 오늘은 영화 완행열차(Omnibus)의 저만의 아주 많이 주관적인 명대사, 명장면을 모아 왔습니다. 혹시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꼭 영화를 보고 오세요. 명장면, 명대사의 순서는 임의대로 정했으며 순위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명장면 1.



제 마음대로 가져온 지극히 주관적인 첫 번째 명장면입니다. 바로 주인공인 장 루이가 데브르까지 가는 표가 있는지 묻는 승무원에게 "왜요?"라고 반문하는 장면이죠. 그의 처량하고도 슬픈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죠. 앞으로 다가올 시련은 전혀 알지 못한 채 짓고 있는 저 천진난만한 표정에 제 가슴은 더욱 아팠습니다. "왜 없어요?" "왜요?"(눈물)

#명대사 1.



"1일날 바꾸면 몰라도 2일 날은 안돼죠. 1일 날은 다들 주의 하지만, 2일 날부터는 안 그렇잖아요."


좋은 명대사죠. 너무나도 당연해 반박할 수 없는 그의 말에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사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어떤 것에 대한 변경이 있을 때 분명 그 달의 1일에 공지를 하면 했지 어중간한 2일이나 그 뒤는 아닐 겁니다. 그렇고말고요.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한 첫 번째 방법. 바로 논리적으로 설득하기였습니다. 이다음부터 그는 영웅적인 면모를 계속 보여줍니다.

#명장면 2.



데브레까지 직행이라고 말하며 주인공에게 추가 요금을 재촉하던 승무원의 감정에 무언가 변화가 있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는 주인공의 눈물 섞인 설득보다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기차 안의 승객들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 커플은 별 관심 없이 하던 키스를 계속했고 옆자리의 아주머니는 잘 알고 타야한다며 주위 사람에게 말했죠.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이 관심있게 지켜봐 준 것만으로 승무원은 압박을 느꼈고 그의 결정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타인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요. 마음 따듯한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나 자신부터 돌아봐야겠죠


#명대사 2.



"제 인생이 걸린 문제예요. 부탁드립니다."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한 두 번째 방법. 바로 감정에 호소하기입니다. 평소 루이를 미워하는 상사는 이미 그에게 두 번 경고를 했고 해고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장을 잃는다면 변변치 못한 살림에 아이가 둘 있는 아내는 자신을 버릴 것이고 아이들은 고아원에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죠. 보통 남자가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루이는 가장으로서, 또한 카또 역에서 내리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합니다. 본인의 삶을 지키기 위한 루이의 모습은 분명 우리가 배워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명장면 3. 



루이의 절실함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노력 끝에 결국 기관사인 에롤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카메라는 기차 밖에서 주인공과 애롤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들리지는 않지만 그 간절한 심정이 잘 느껴지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주변 사람을 탓하지 않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루이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명대사 3. 



"세상이 끝장 난다는데 달리기만 할건 가요? 슬픈 일이군요..." 


"한 사람을 구함은 세상을 구함이다"라는 탈무드의 격언이 있죠.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한 세 번째 방법. 가불기(가드 불가능한 기술) 시전입니다. 응, 나 안 도와주면 세상 멸망시키는 쓰레기야 라고 말하는 그의 인성이 보이시나요. 농담입니다... 한 사람은 하나의 세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지구에는 약 70억 개의 세상이 있습니다. 나는 내 주변의 세상을 돕는 일에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명대사입니다. 


여기까지 영화 <완행열차>의 매우 주관적인 명대사, 명장면을 모아봤습니다. 루이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카또 역에 내려 정시 출근을 할 수 있었을까요? 결말은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과 하고 싶은 얘기들이 너무나 많네요. 앞으로도 좋은 영화들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수집해 놓을 테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토이장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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